김 대표 ‘고객 갑질로 망했다’ 글 올리고 고소…송 전 기자 측 “위협 1년 가까이 지속돼 민형사 대응”
골뱅이웨딩클럽은 경기도 수원에 위치한 10년차 웨딩컨설팅 업체였다. 2017년 8월경 이 업체에 고객 송 아무개 씨가 찾아갔다. 송 씨는 총 100만 원에 웨딩컨설팅 계약을 하고 O 사를 웨딩사진 촬영 업체로 결정했다. 2017년 12월 송 씨는 결혼식을 했고 이에 O 업체는 결혼식 앨범을 제작해주기로 한다.
골뱅이웨딩클럽 갑질 논란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타고 엄청난 화제가 된 바 있다.
O 업체 대표가 고객에게 사진을 보냈지만 고객이 마음에 드는 사진이 없다며 불만을 제기했다. 여기서부터 신랑의 누나인 송 전 기자가 나서서 항의를 주도하기 시작한다. 2018년 1월 O 업체가 사진을 보정해 다시 고객 측에 보냈지만 송 전 기자는 이 사진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답변을 했다.
O 업체 측은 “원본 구도와 밝기 등 전체 컷을 수정해서 다시 보내드리고 앨범을 제작해 출고했으나 앨범 제품 품질로 다시 클레임을 걸었다”면서 “재작업을 하기로 하고 원하는 디자인을 할 업체, 디자인, 스타일 출력할 종이 종류를 지정해줬고, 앨범 재출고를 위해 추가 수정된 디자인을 검품하기 위해 보냈으나 ‘알았다’는 답변 뒤 연락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송 전 기자는 골뱅이웨딩클럽김봉수 대표에게도 항의 메일을 보냈다. 결혼식 사진과 메이크업이 마음에 안 든다는 1차 메일과 2차 메일에 김 대표는 ‘회원님 말씀 덕에 다시 한번 현 시스템에 대해 고민해 볼 기회도 생겼다. 답변 내용이 부족하다는 것 잘 안다. 혹시 더 궁금한 사항이 있으면 유선으로 연락주셔도 된다’고 답변했다.
2018년 1월 송 전 기자가 다시 3번째 장문의 메일을 보냈고 김 대표는 여기에는 답변을 하지 않았다. 송 전 기자는 최근 김 대표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는데 메일에 제대로 답변하지 않은 점도 문제 삼은 바 있다. 김 대표는 답변 메일을 따로 하지 않은 이유로 ‘송 전 기자의 3번째 메일이 답변하기 어려운 고압적인 태도와 말투였고, O 업체가 수정해주기로 한 만큼 따로 답변을 할 필요성을 못 느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사건은 일단락되는 줄 알았다.
진정한 사건은 골뱅이웨딩클럽이 리모델링을 거의 끝마치면서 발생했다. 김 대표는 10년 된 웨딩클럽을 리모델링하기 위해 거의 전 재산을 쏟아 부은 상태였다. 2018년 6월 김 대표는 골뱅이웨딩클럽 회원들에게 ‘리모델링 90% 이상 진행되었습니다’라는 제목의 전체 메일을 보냈다. 리모델링 이후 업체명을 골뱅이웨딩클럽에서 비쥬앤블랑으로 변경한다는 내용도 담았다. 이 내용을 받은 송 전 기자는 2018년 7월 ‘레몬테라스’, ‘웨딩공부’, ‘다이렉트결혼준비, ‘수원맘 모여라’ 등 4곳의 네이버 카페에 5개의 게시글을 작성했다.
송 전 기자가 작성한 글은 ‘본식 사진 어때보이나요’, ‘앨범이 스냅보다 못하다. 리터칭 받았는데 거기서 거기였고 사진 업체 연락하고 난리쳤는데 골뱅이웨딩클럽은 본식 끝나면 아무런 피드백도 없다’ 등의 내용을 작성했다. 또한 ‘NG컷으로 본식앨범 제작해주신 골뱅이웨딩클럽’이라는 글도 작성했다. 해당 글은 빠르게 퍼져 나갔다.
상단 2장의 사진이 송 전 기자가 게시한 사진이고, 하단 2장의 사진이 김 전 대표가 제시한 사진이다.
김 대표는 해당 게시글이 명예훼손을 하고 있으므로 내려 줄 것을 네이버에 요청했다. 네이버는 이를 받아들여 글을 내렸지만 송 전 기자의 재게시 요청에 곧바로 다시 올라가게 된다. 골뱅이웨딩클럽 직원들은 네이버 카페에 다른 글을 작성해 송 전 기자의 리뷰를 밀어내려고 했지만 송 전 기자가 카페 운영진에게 삭제를 요청했고 송 전 기자의 글은 그대로 최상단에 노출됐다.
특히 송 전 기자는 웨딩클럽이 글을 내려달라고 한 요청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글에 사진 업체 이름은 지우고 웨딩클럽 업체 이름만 남겨두게 된다. 사진은 골뱅이웨딩클럽이 찍지 않았음에도 모든 피해를 보는 상황이 됐다. 2018년 9월 김봉수 대표는 결국 ‘동생분의 스튜디오 촬영과 결혼식 앨범 재작업을 진행할 것을 약속한다’는 확인서를 보내며 글을 내려달라고 했다.
그런데 이틀 뒤 송 전 기자는 기존 게시글들을 모두 수정해 새로 바뀐 업체명인 비쥬앤블랑까지 추가하게 됐다. 이제는 골뱅이웨딩클럽은 물론 비쥬앤블랑으로 검색해도 송 전 기자 게시글이 네이버 첫 페이지에 나오게 됐다. 송 전 기자는 미국에 있는 신랑, 신부, 들러리를 불러 부케컷을 다시 찍기 위해 성수기 기준 뉴욕 항공권 왕복 비용을 요구했다. 결국 김봉수 대표는 500만 원을 입금하고 해당 게시글은 지웠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김 대표는 송 전 기자 게시글 이후 영업정지를 결정하게 된다. 하지만 결혼식을 진행할 고객이 있어 폐업도 못하고 1년 넘게 매장 임대료와 직원들 월급을 주면서 버텨야 했다. 결국 김 대표는 완전히 망했고 송 전 기자와의 일을 커뮤니티에 올렸다. 이 사건은 엄청난 파문을 낳았고 각종 커뮤니티에서 큰 화제가 됐다. 이후 김 대표는 송 전 기자를 명예훼손, 업무방해, 공갈, 협박 등으로 형사 고소한다.
김 대표가 송 전 기자와의 분쟁으로 사업이 망하고 스트레스로 배가 불러왔다면서 공개한 사진. 사진=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해당 고소 건은 경찰에서 증거불충분으로 혐의 없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된다. 경찰에서 이 같은 의견을 제시하자 송 전 기자는 김 대표를 무고죄로 형사고소를 했으며 김 대표로 인해 건강이 안 좋아졌다면서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이 같은 민형사상 고소로 인해 지난 4월 김 대표는 경찰 조사를 받기도 했다. 송 전 기자 변호인 측은”현재 진행 중인 사법절차에 충실하고 싶은 마음이지만 김봉수 대표님의 명예훼손 글을 비롯한 관련 위협이 지난해 6월부터 1년 가까이 지속되어 의뢰인 역시 민형사상 대응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가 송 전 기자를 고소한 건은 지난 4월 검찰에서 명예훼손과 업무방해 혐의가 인정돼 기소됐다. 다만 공갈, 협박 등은 불기소가 결정됐다. 김 대표는 항고를 준비 중이다. 송 전 기자는 검찰에 “결혼을 준비 중인 신부들에게 도움을 주려고, 자신이 겪은 일을 솔직하게 공유한 것뿐이다”라고 반박했다고 한다.
골뱅이웨딩클럽 한 직원은 “잘나가던 회사가 한순간에 망해 나가는 과정과 김 대표가 넋이 나가서 바싹바싹 말라 비틀어져가는 모습을 처음부터 끝까지 옆에서 지켜보았다. 김 대표께 말씀 안 드리고 신랑 누나가 인터넷에 올린 글들을 캡처해서 수원 남부경찰서에 쫓아간 것도 우리 직원들이었다. (김 대표가) 사업을 접겠다고 했을 때 혹시 나중에라도 고소할 생각이 있다면 사용하라고 캡처 자료를 건네자 서류 뭉치를 받는 김 대표의 손이 부들부들 떨리던 것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난다”면서 “옆에서 다 지켜본 사람으로서 기가 차다. 가만히 앉아서 분통만 터트리지 않고 우리도 행동으로 옮기려 한다. 신랑 누나 때문에 직장을 잃은 전직원들이 모여서 단체 소송에 대해 의견을 나눌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송 전 기자의 변호인은 일요신문에 “의뢰인은 매우 큰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차례 극단적 선택을 하겠다는 김봉수 대표의 안위를 걱정하여 대화를 통한 해결책을 모색했다. 하지만 김봉수 대표의 명예훼손 글을 비롯한 관련 위협이 지난해 6월부터 1년 가까이 지속되어 의뢰인 역시 민형사상 대응을 할 수밖에 없었다”며 “현재 김봉수 대표가 지속적으로 유포하고 있는 글 가운데 대부분이 허위 사실이며 경찰의 불기소의견 송치 및 검찰의 일부 불기소처분이 증거다. 현직 기자도 아닌 5년 남짓의 경력이 전부인 전직 기자가 검찰, 경찰 모두에 대해 진실을 덮을 만큼의 영향력이 없다는 것은 충분히 이해하시리라 생각한다. 현재 의뢰인은 어린 자녀를 양육하면서 너무나 많은 악플, 모욕, 명예훼손 글 속에서 힘겹게 생활하고 있으며 수사기관의 철저한 수사를 통해 더 정확한 진실에 다가갈 수 있기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입장문을 보내왔다.
김태현 기자 to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