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소 아닌 조정으로 끝나, 오명 완벽히 벗진 못해…원고 측 “오래전 일, 문제삼지 않을 것”
6월 29일 방송된 SBS플러스 ‘김수미의 밥은 먹고 다니냐?’에 김세아가 출연했다. 소위 ‘김세아 스캔들’ 이후 5년여 만의 방송 출연으로 이날 김세아는 방송 복귀 의지를 분명히 밝혔다. 사진=SBS플러스 ‘김수미의 밥은 먹고 다니냐?’ 방송 화면 캡처
“그런 검색어도 떼고 싶고”는 ‘김세아 스캔들’에서 비롯된 ‘상간녀’라는 검색어를 의미하는데 김세아는 2016년 상간녀 위자료 청구 소송에 피소됐었다. Y회계법인 부회장의 부인이 김세아에게 혼인 파탄의 책임을 물어 1억 원 상당의 위자료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던 것. 2015년 2월 간통법 폐지로 인해 간통사건이 형사에서 민사인 ‘상간녀 위자료 청구소송’으로 바뀐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터진 사건이라 더욱 크게 화제가 됐었다.
그리고 5년여의 세월이 흘러 김세아가 ‘김수미의 밥은 먹고 다니냐?’에 출연했고 사실상 연예계 컴백 선언을 했다. 다만 문제의 소송이 어떻게 마무리됐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에 대해 김세아는 방송에서 김수미가 “법적으로 승소를 했어?”라고 묻자 김세아는 “이거는 아니라고 증거자료를 다 제시하고 조정으로 잘 마무리가 됐어요”라고 답했다.
민사 소송에서는 법원에서 중재해 조정으로 재판이 마무리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민사적인 분쟁은 마무리되지만 법원의 명확한 판결을 받고 마무리된 것은 아니다. 김수미의 말처럼 상간녀 위자료 청구 소송에서 승소를 했다면 법원으로부터 명확하게 ‘상간녀가 아니다’는 판결을 받은 게 된다. 반면 패소했다면 상간녀임이 법원에서 입증된 게 된다. 그렇지만 이 사안은 조정으로 마무리됐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이혼 전문 변호사는 “대부분의 상간녀 위자료 청구 소송은 이혼 소송과 함께 진행되는데 이혼 소송에서 유리한 상황을 만들기 위해 상간녀 위자료 청구 소송도 동시에 진행하는 경우가 많아 본건인 이혼 소송이 마무리되면 상간녀 위자료 청구 소송은 조정으로 끝내는 경우가 많다”면서 “다만 너무 명확한 간통의 증거가 있거나 상간녀에 대해 끝까지 책임을 묻고 싶은 의지가 있는 경우에는 상간녀 위자료 청구 소송을 끝까지 진행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김세아의 상간녀 위자료 청구 소송은 2017년 11월 8일에 조정됐다. 당시 조정 내용에 따르면 별도의 위자료는 지급되지 않았다. 상간녀임을 인정해 일정 부분의 위자료를 주고 합의하는 형태의 조정이 아니었기 때문에 김세아가 방송에서 “조정으로 잘 마무리 됐다”고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김수미는 “그렇게 억울했으면 민사 말고 형사로라도 했어야 해”라고 지적했다. 김세아 역시 이 말에 동의했다. 사진=SBS플러스 ‘김수미의 밥은 먹고 다니냐?’ 방송 화면 캡처
이처럼 금전적 보상 등이 포함되지 않은 만큼 김세아가 상간녀였다고 볼 만한 여지는 없다. 다만 조정으로 마무리되면서 ‘상간녀가 아니’라는 확실한 마침표를 찍지는 못했다. 이 부분은 김수미도 안타까워했다. 이날 방송에서 김수미는 “확실하게 못한 점이 참 많아 그 당시에”라며 “그렇게 억울했으면 그건 민사 말고 형사로라도 했어야 해”라고 지적했다. 이에 김세아 역시 “맞아요 선생님. 그때는 소속사도 없었고요, 일처리를 제가 다 (하다 보니)…”라고 답했다.
다만 이날 방송은 김세아의 조정 내용 위반이 될 위험성이 크다. 당시 조정에는 소위 말하는 ‘비밀 유지 조항’이 들어가 있다. 양측 모두 이후 일체의 분쟁과 발설을 하지 않고 억울함을 호소하거나 공개하지 않기로 한 합의가 조정 내용에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이런 까닭에 김세아는 방송에서 조정 내용이나 과정 등에 대해서는 자세히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억울함은 호소했고 당시 소송에 대한 일부지만 구체적인 내용도 언급했다.
이런 경우 조정 내용을 위반한 것을 소송의 원고 측에서 문제 삼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원고 측 관계자는 “이미 오래전 일이고 이혼도 마무리 됐기 때문에 이번 방송을 두고 조정 위반으로 문제를 삼지는 않을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
서환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