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복당보다 당 체질 개선에 무게…윤상현 김태호 검찰 고발도 악재
그야말로 하세월이다. 미래통합당에서 밀려난 무소속 4인방(홍준표 윤상현 권성동 김태호)의 복당이 기약 없이 미뤄지고 있다. 특히 ‘차르’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 출범을 기점으로, 무소속 4인방의 복당 논의가 수면 아래로 가라앉으면서 이들의 향배도 짙은 안갯속에 빠졌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이 7월 7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에 참석해 웃고 있다. 사진=박은숙 기자
최근에는 차르와 홍카콜라(홍준표의 별칭)의 신경전과 일부 의원의 선거법 위반 의혹까지 더해지면서 무소속 4인방의 위세가 한풀 꺾였다. 복수의 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김종인 위원장은 취임 후 무소속 4인방의 복당 문제를 후순위로 미뤘다. 대신 이념·노선의 재정립과 조직 재정비 등을 최우선 순위로 정했다. 김 위원장이 기본소득 논의를 비롯해 좌클릭에 시동을 건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복당의 변곡점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홍준표 의원은 김종인 비대위 출범 초반 유화적인 제스처를 보냈다. 그는 6월 7일 페이스북에 김 위원장을 언급, “당권·대권을 경쟁할 관계도 아니기 때문에 대척점에 설 아무런 이유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익을 추구하다 보면 좌파 법안을 낼 수 있고 우파 법안도 낼 수가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이 아무런 시그널도 보내지 않자, 최근에는 진보와 보수 가리지 않고 ‘모두 까기’에 나섰다. 한 의원은 “김 위원장과 홍 의원이 서로 연락을 안 하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홍 의원은 감감무소식인 당의 시그널에 적잖은 초조함을 느끼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수 유튜브를 주도하는 홍 의원이 튀는 말을 통해 시선 끌기에 나선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복당이 차일피일 미뤄지는 사이, ‘홍준표 리스크’에 대한 당내 반발은 한층 커졌다.
홍 의원은 박원순 전 서울시장 조문 정국인 6월 13일 “피해자가 한 명만이 아니라는 소문도 무성하고 심지어 채홍사 역할을 한 사람도 있었다는 말이 떠돌고 있다”고 폭로했다. 이에 통합당 수도권 중진인 권영세 의원은 즉각 “이러니 이 분의 입당에 거부감이 많다”고 쏘아붙였다. 그러자 홍 의원도 권 의원 등을 향해 “X개의 특징, 시도 때도 없이 짖는다, 피아 구분 없이 아무나 문다”고 비꼬았다(관련기사 당외 인사 뜨니 당 존재감 뚝! 미래통합당 ‘홍·윤·진 딜레마’).
무소속 4인방의 위기론은 이뿐만이 아니다. 친박(친박근혜)계인 윤상현 의원은 ‘함바왕’ 유상봉 씨와 선거 공작을 공모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윤 의원은 “허위 주장”이라고 했지만, 당내 경쟁자였던 안상수 전 통합당 의원 측은 7월 초 공직선거법 위반과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윤 의원을 인천지검에 고발했다.
김태호 의원도 지난 4월 말 허위사실 공표 등의 혐의로 창원지검 거창지청에 고발당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무소속 4인방 중 2명이 검찰 고발을 당함에 따라 이들의 복당은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한 보좌관은 “비대위 출범 100일 전후인 9월 정기국회 전후로 ‘김종인 리더십’에 대한 평가가 본격화할 것”이라며 “이 평가에 따라 이들의 복당이 중대 분수령을 맞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윤지상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