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G푸즈 경영악화로 자존심 구기고 지인들 ‘뒷광고’ 논란으로 의혹 휩싸여
외식업계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노희영 식음연구소 대표가 인플루언서 광고 논란에 휘말렸다. 출처=올리브TV 방송 캡처
노희영 대표는 전 CJ그룹 고문으로 많이 알려진 인물이다. 이미경 CJ 부회장과 가까운 사이로 알려진 노 대표는 이재현 CJ 회장에게 발탁돼 CJ그룹의 외식사업 컨설팅을 맡았다고 전해진다. 비비고, 뚜레쥬르, 빕스 등 요식사업을 진두지휘하던 노 대표는 그러나 탈세 논란으로 검찰 조사를 받게 되자 CJ 고문직에서 물러났다.
이후 양현석 전 YG엔터테인먼트(YG) 대표에게 발탁된 노 대표는 YG 계열사 YG푸즈의 대표를 맡았다. 노 대표는 YG푸즈를 이끌며 삼거리푸줏간, 쓰리버즈(3Brids) 등 브랜드를 론칭해 홍대 명동 등 상권을 바탕으로 사업을 확대했다. 노 대표가 전면에 나서고 연예인을 동원한 대대적인 마케팅 덕에 삼거리푸줏간은 시장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하지만 매출은 신통치 않았다. 35억 원을 투자해 설립한 YG푸즈는 적자를 지속하다 지난해에는 매출 88억 원에 32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결국 YG플러스는 지난 2월, 보유하고 있던 YG푸즈 지분을 투자원금에 못 미치는 가격에 노희영 대표에게 넘겼다. 노 대표는 YG푸즈 법인명을 ‘식음연구소’로 변경하고 새로운 브랜드 개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지난 7월 넥스트에이드라는 컨설팅업체를 설립하고 직원을 채용하는 등 신규 매장 준비를 하고 있다.
YG푸즈의 경영악화로 자존심을 구긴 노희영 대표는 최근 지인들이 뒷광고 논란에 휩싸이며 덩달아 여러 의혹까지 받고 있다. 소비자들이 SNS 인플루언서들의 뒷광고, 허위 과장광고 등을 폭로하기 위해 만든 이른바 ‘까판’이라는 인스타그램 계정에서 노 대표에 대한 문제가 제기됐다.
스타일리스트 한혜연 씨가 MBC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노희영 대표의 음식을 칭찬하는 모습이 삼거리푸줏간 공식 계정에 홍보됐다. 사진=삼거리푸줏간 캡처
이 밖에도 노희영 대표가 운영하는 식당과 음식, 밀키트 등은 여러 유명 연예인과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들을 통해 홍보되고 있다. 대부분 노 대표와 친분관계, 노 대표에게 받은 ‘선물(?)’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이를 다시 홍보하는 경우가 많다. 일부는 자신이 직접 구매한 상품인 양 노 대표 식당의 홍보성 게시물을 자신의 SNS에 게재한 사실이 확인됐다.
노희영 대표 역시 자신의 SNS를 통해 연일 홍보활동을 벌이고 있다. 노 대표가 가수 비와 고소영, 주상욱 등 연예인들과 함께 찍은 사진을 SNS에 올리면 이는 종종 기사화되기도 했다. 이 같은 과정을 거치며 유명인 대열에 오른 노 대표는 지인들의 상품까지 적극 홍보해왔다. 또 지인들과 합동으로 ‘라이브방송’ 등을 하며 직접 음식 만들기 시연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함께 상품을 광고했던 인플루언서들이 줄줄이 뒷광고 및 허위과대광고 논란으로 물의를 빚으면서 노희영 대표도 궁지에 몰렸다. 유명 인플루언서인 임여진 11AM 대표는 620만 원 상당의 공기청정기를 판매하며 유럽알러지친환경인증 기간이 만료된 상품을 판매해 지탄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임 대표가 판매한 식품, 생활용품 등 다른 제품에 대해서도 금액 과다책정, 협찬 광고 논란이 불거졌다. 노 대표는 임 대표와 친분이 깊은 데다 임 대표가 판매했던 디퓨저와 지인들이 판매하는 상품을 홍보해온 탓에 함께 비난받고 있다.
광고업계에서 인플루언서들의 SNS 활동은 이제 큰 시장으로 자리잡았다. 광고업계 관계자는 “광고업계에서 인플루언서의 게시물, 활동 내역 하나하나가 다 돈으로 책정될 수 있다”며 “대기업부터 하청 재하청 구조로 인플루언서를 섭외해 마케팅이 이뤄지고 있으며 이들을 연결하는 플랫폼업체가 있을 정도로 이미 체계화된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일부 인플루언서들과 식품·외식업계 대표인 노희영 대표의 관계와 SNS 활동이 소비자들의 의심을 사기에 충분해 보인다.
노희영 대표는 최근 불거진 논란에 대해 일요신문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
금재은 기자 silo12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