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30대 40대 시간 오로지 이곳에서만 보냈는데…이제 쉴 때 됐다”
연예계의 ‘이태원 터줏대감’ 홍석천이 코로나19의 장기화로 결국 운영하고 있던 이태원 식당의 문을 모두 닫는다고 밝혔다. 사진=홍석천 인스타그램 캡처
그러면서 “2000년 30살 나이에 커밍아웃하고 방송에서 쫓겨났을 때 루프탑 식당부터 시작해서 많을 때는 7개 까지도 운영해 왔었는데 이제 내일 일요일이면 이태원에 남아있는 제 마지막 가게 마이첼시가 문 닫게 된다”며 “금융위기, 메르스 뭐뭐뭐 위기란 위기를 다 이겨냈는데 이놈의 코로나 앞에서는 저 역시 버티기가 힘들다”고 호소했다.
홍석천은 또 “내 청춘의 꿈 사람 사랑 모든 게 담겨 있는 이태원 20대 어린 나이 이태원 뒷골목에 홍콩의 란콰이펑이나 뉴욕의 소호 같은 거리를 만들고 싶다는 막연한 꿈이 세월 지나 만들어졌다 싶었는데 너무너무 아쉽고 속상하고 화도 나고 그러다가도 시원섭섭하고 그렇다”라며 “문제는 언제 어디든 있는 거다. 코로나가 아니더라도. 제 작은 외침이 너무 힘이 없나보다”라고 서운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어 “건물주들, 관에서 일하는 분들 참 여러가지로 박자가 안 맞았다. 각자 사정들이 다 있겠죠?”라며 “전 이제 좀 쉴게요. 휴식이 새로운 에너지를 만들어 줬을 때 다시 돌아올게요. 무엇보다도 함께 하고 있던 이태원 상인 분들 또 십수년 이태원과 제 가게를 찾아와 주셨던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미안하다. 식당 사장 참 힘든 자리다. 코너에 몰리면 방법이 있다”며 가게를 처분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밝혔다.
앞서 홍석천은 코로나19의 여파로 경영난을 지속적으로 호소해 온 바 있다. 특히 지난 5월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하면서 이태원을 방문하는 사람들의 발길이 완전히 끊어져 더 큰 난관에 봉착해야 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점차 안정을 찾던 6~7월까지는 어렵게 버텨왔으나 장기화가 이어짐에 따라 결국 가게 문을 닫게 됐다.
한편 이날 홍석천의 인스타그램에는 연예인 동료들의 응원이 이어지고 있다. 개그맨 김원효는 “와이프랑 이태원 첫 데이트 장소였는데, 형님 고생하셨습니다. 잠시 안녕이니 다시 반가운 안녕으로 이태원에서 뵙기를”이라고 응원했고, 정가은은 “기회는 언젠가 또 올 거예요. 오빠처럼 재능이 있으신 분은 언제든지”라며 그를 위로했다. 이외에도 공민지, 가희, 솔지, 원흠, 줄리안 등이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