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장관 ‘비자 발급 불허’ 입장 밝히자…유 “형평성 어긋난 인권침해”
가수 유승준 씨가 27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장문의 글을 남겼다. 사진=유승준 씨 인스타그램 캡처
유 씨는 이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외교부 장관님. 가수 유승준입니다. 저를 아시는지요”로 시작하는 글을 게시했다. 강 장관이 전날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부가 관련 규정을 검토한 후 다시 비자발급을 허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유 씨의 입국금지를 유지하겠다고 밝힌 데에 따른 입장문이다.
유 씨는 “저는 아주 오래전 한국에서 활동했었던 흘러간 가수”라며 “2002년 2월 한 순간의 선택으로 그 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졌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시민권을 선택한 대가로 대한민국의 이익이나 공공의 안전을 해치는 병역기피자라는 낙인과 함께 무기한 입국 금지 대상자가 되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유 씨는 이어 “군에 입대하겠다는 팬들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지금도 매우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있다”며 “적어도 저는 병역법을 어기지는 않았다. 제가 내린 결정은 합법적”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저는 한국 연예계를 떠난 지 19년이 다 되어간다. 그냥 떠난 정도가 아니라 지난 19년간 온갖 말도 안 되는 거짓 기사들과 오보들로 오명을 받아 왔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저는 정치범도 테러리스트도 범죄자도 아니고, 대한민국의 악영향을 끼칠 인물은 더더욱 아니다”라며 “과거 미국 시민권을 취득한 선택은 이민자들로서는 지극히 흔하고 당연한 선택이었고 법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 씨는 “18년 8개월 동안 병역기피 목적으로 외국 시민권을 취득한 것으로 간주해 입국금지를 당한 것도 모자라, 앞으로도 영구히 입국금지라는 게 맞는 처사라고 생각하는가”라며 “저는 이것이 엄연한 인권침해이며 형평성에 어긋난 판단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 씨는 “장관님께서 부디 저의 무기한 입국금지 문제에 대해 다시 한 번 고민해 주시고, 이제는 저의 입국을 허락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이수진 기자 sj109@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