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확정 사실과 다르게 수동적 뇌물 공여 등 허위 주장”
박영수 특검팀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측이 파기환송심에서도 허위 주장을 지속하고 있다며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의 진정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 부회장이 23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리는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재판에 출석하는 모습. 사진=최준필 기자
특검 측은 23일 서울고법 형사1부(정준영 송영승 강상욱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부회장의 파기환송심 재판 양형 변론에서 “다른 재벌 그룹 오너는 어떨지 몰라도 재계 1위인 삼성 이재용과 대통령 사이는 대등한 지위에 있음이 명백하다”며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도 적극적 뇌물 공여를 명시적으로 판시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피고인들은 파기환송심 변론 과정에서 대법원에서 확정된 사실과 다르게 수동적 뇌물 공여 등 허위 주장을 하고 있다”며 “진지한 반성을 전제로 한 준법감시제도에 대한 양형 심리의 진정성이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삼성 준법감시위는 파기환송심 재판부가 이 부회장 측에 실효성 있는 준법감시제도를 주문하면서 올해 초 발족했다. 재판부는 준법감시위를 이 부회장의 양형에 반영하기 위해 이를 평가할 전문심리위원도 구성했다.
이 부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 씨에게 삼성 경영권 승계 등을 도와달라고 청탁하고 그 대가로 뇌물을 제공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이 부회장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지만, 2심은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으로 감형했다. 그러나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상고심에서 일부 뇌물 혐의를 추가로 인정하고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내면서 형량 증가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의 실효성을 이 부회장의 양형에 반영하겠다는 의지를 밝혔고, 특검이 이에 반발하면서 재판이 9개월 이상 지연되기도 했다.
김예린 기자 yeap12@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