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윤 총장 가족 연루 사건 압박…최측근의 친형 윤우진 수사도 가속도
실제 이날 오후 2시께,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박순배)는 윤 총장의 장모 최 아무개 씨를 의료법 위반 및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최 씨에게 적용된 혐의는 의료재단을 통해 불법적으로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22억 원을 수급했다는 의혹이다. 최 씨는 2012년 10월 2억 원가량을 투자해 구 아무개 씨와 공동으로 의료재단 이사장을 맡아 경기도 파주에 요양병원을 설립했는데, 의료법에 따라 개설된 의료기관이 아닌데도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약 2년 동안 22억 원을 부정으로 수급하다 적발됐다.
이 사건으로 요양병원 공동 투자자인 구 씨 등 3명은 의료법 위반, 사기 혐의 등으로 기소돼 유죄 판결을 받았다. 반면 최 씨는 2014년 이사장직에서 사퇴하면서 병원 운영과 관련한 민·형사상 책임을 묻지 않기로 하는 책임면제각서를 받았다는 이유 등으로 수사 대상에서 제외됐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징계청구 혐의에 포함되지는 않았지만 다른 비위 혐의들에 대해서도 계속 엄정하게 진상 확인을 진행할 예정”이라는 발언을 두고 윤 총장 장모와 아내 등 가족 관련 의혹들을 더 수사하겠다는 해석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이종현 기자
하지만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 등은 지난 4월 윤 총장이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최 씨를 의료법 위반 등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는데, 그동안 잠잠하던 수사는 추미애 장관이 윤 총장의 수사 지휘권을 박탈하면서부터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검찰은 11월 12일 최 씨를 피고발인 신분으로 소환해 10시간가량 조사했고, 12일 만인 24일 불구속 기소를 결정했다. 최 씨 측은 검찰의 결정에 반발했다. 최 씨 측 변호인은 입장문을 통해 “단순히 일부 정치인의 고발이 있었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어떠한 새로운 증거도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변호인 의견을 정리해 25일까지 제출하기로 했고, 검찰도 의견서 제출을 양해한 상황이었다. 급격한 처분에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윤 총장이 이 과정에서 입김을 넣었다는 의혹이나, 부인 김건희 씨에 대한 사문서위조 혐의 등 고발 사건은 불기소 처분이 이뤄졌다. 추 장관은 10월 수사지휘서를 통해 윤 총장의 ‘장모 혐의에 대한 불입건 등 사건 무마 의혹’을 지적했지만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확인된 바 없다”고 보도자료 등을 통해 밝혔다. 이와 함께 수사팀은 부인 김건희 씨의 사문서 위조 혐의에 대한 고발 사건은 불기소 처분(각하)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추가적으로 윤석열 총장을 압박하기 위한 수사는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여전히 서울중앙지검의 2개부서가 윤 총장의 아내 김건희 씨를 겨누고 있다. 검찰은 김 씨가 운영하는 전시기획사 코바나컨텐츠의 불법협찬금 수수 의혹, 도이치모터스 관련 주가 조작 사건, 도이치파이낸셜 주식 매매 특혜 의혹 등에 대해서는 서울중앙지검 반부패2부와 형사13부에서 계속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수사 초반 압수수색 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수사팀 내에서조차 “지나치다”는 목소리가 나온 것으로 전해졌지만, 수사는 차근차근 진행 중이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검사 정용환)는 11월 11일 코바나컨텐츠와 관련한 세무자료를 세무당국으로부터 확보하는 등 속도를 내고 있다. 코바나컨텐츠는 지난해 6월 전시회 개최 당시 대기업 협찬이 4곳이었다가 윤 총장이 검찰총장으로 지명된 시점에 16곳으로 늘어났다. 윤 총장에게 ‘줄대기’를 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인데, 검찰 안팎에서는 “협찬 대기업 측들로부터 유의미한 진술을 확보하지 못하는 한 수사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오히려 윤 총장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윤대진 사법연수원 부원장 친형인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 뇌물수수 무마 의혹 사건이 더 속도가 붙고 있다. 2012년 경찰 수사 당시 검찰은 경찰의 압수수색 영장을 6차례 기각한 바 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곳은 중앙지검 형사13부(부장검사 서정민)로, 최근 국세청과 관련 골프장을 압수수색했다. 이 사건의 공소시효는 석 달 남짓 남았는데 이 안에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속도를 붙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서환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