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법 막아야” 국민의힘이 꺼낸 ‘안건조정위’ 대체 뭐길래?

야당의 ‘법안심사 지연’ 전략…여야 몫 4대 2 구성으로 실효성 떨어져

[일요신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안 등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법안들이 8일 정기국회 통과를 앞둔 가운데 국민의힘이 ‘안건조정위원회’ 신청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며 여야가 잠시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공수처법 개정안에 반대하며 농성을 진행 중인 국민의힘 의원들이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 회의실 앞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이종현 기자

앞서 여야는 전날(7일)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로 여야 원내대표가 공수처장 후보 추천을 위해 최대한 협의하고, 법제사법위원회에서는 그동안 공수처법 개정안 관련 논의를 일단 중단한다는 데 합의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법사위 소위원회에서 공수처법 개정안 처리를 시도했고, 이에 국민의힘은 안건조정위원회를 신청해 법안 통과를 막았다. 

윤호중 법제사법위원장(더불어민주당 소속)은 8일 오전 9시 안건조정위를 열고 공수처법 개정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법사위 여당 간사인 백혜련 의원 역시 “(국민의힘의 요구로) 안건조정위를 구성해야 해서 (공수처법 개정안을) 의결하지 못했다”며 “전체회의에서 안건조정위를 구성하고 그 후 의결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국회법에서 규정하는 ‘안건조정위원회(제57조의2)’는 통상 야당의 ‘법안심사 지연’ 전략으로 통한다. 상임위에서 이견 조정 필요성이 있을 때 재적위원 3분의 1 이상의 요구로 구성된다. 위원장이 간사와 협의를 거쳐 90일 이내에 활동할 수 있다. 

안건조정위원은 6명으로 구성되는데, 상임위원장이 여야 간사와 협의해 선임하도록 정하고 있다. 조정위원장은 제1교섭단체가 뽑는데 사실상 민주당이 이를 구성할 수 있어 국민의힘에게 큰 실효성은 없어 보인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사위 법안심사제1소위 회의실 앞에서 공수처법 개정안에 반대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이종현 기자

현재 민주당 174석, 국민의힘 103석에 따라 안건조정위 구성은 민주당 3인, 국민의힘 2인, 비교섭단체 1인으로 구성된다. 의결은 6명 중 3분의 2의 찬성으로 의결이 가능한데, 현재 법사위 안건조정위원 중 비교섭단체 몫인 최강욱 열린민주당 의원이 여권 성향으로, 찬성표를 던질 경우 의결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공수처법 개정안을 비롯해 여당이 처리를 시도 중인 일명 공정경제3법(상법·공정거래법 개정안, 금융그룹감독법 제정안) 중 상법 개정안도 법사위 법안심사제1소위에 상정돼 안건조정위에 회부됐다.

이수진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