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방 시청률 28.6%, TOP6-출연자 듀엣무대 고려중…송가인 역할 제한적인 ‘트롯 전국체전’ 제치고 독주
‘트롯 전국체전’은 송가인을 적절히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예고편에선 송가인이 중심에 있었고 이런 까닭에 첫 회 시청률이 16.5%를 기록했지만 실제 방송에선 역할이 제한적이다. 사진=KBS ‘트롯 전국체전’ 공식 네이버TV 화면 캡처
분명 ‘트롯 전국체전’도 만만치 않은 시청률을 보여주고 있지만 ‘미스트롯2’는 단 한 걸음에 저 멀리까지 훅 치고 나가버렸다. ‘미스트롯1’은 5.9%의 시청률로 시작해 6회 방송에서 11.2%로 두 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했고 최종회인 10회에선 18.1%를 찍었다. 이건 시작에 불과했다. ‘미스터트롯’은 12.5%로 시작해 4회 방송에서 19.4%로 ‘미스트롯’ 최고 시청률을 뛰어 넘었다. 5회 방송에서 25.7%로 20%대에 안착했고 8회 방송에선 30.4%를 기록했다. 최고치는 최종회인 11회에서 기록한 35.7%다.
‘미스트롯2’는 처음부터 28.6%다. 순간 최고 시청률은 30.2%까지 찍었다. 심지어 재방송도 10.8%다. ‘트롯 전국체전’의 상대는 ‘미스트롯2’ 본방이 아닌 재방송이라는 얘기까지 나올 정도다. 이제 40% 돌파를 목표로 삼아도 될 정도다.
그만큼 ‘미스트롯2’를 기다린 시청자들이 많았다. ‘미스트롯2’가 방송된 목요일 밤 10시 시간대에는 원래 ‘미스터트롯’ TOP6가 출연하는 ‘사랑의 콜센타’가 편성돼 있었는데 평균 15%가량의 시청률을 기록해왔다. 여기에 13% 넘는 시청자가 가세한 셈이다. 아무래도 오디션 프로그램의 방송 초기는 출연자보다 심사위원단의 화제성이 더 중요하다. 아직 출연자의 면면과 노래 실력·끼 등이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미스트롯2’는 심사위원인 ‘마스터’로 가세한 TOP6를 제대로 활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출연자 이승연은 자신을 ‘임영웅의 찐팬’ 홍대 미대생이라고 소개했다. 무대에 오른 이승연은 “만나고 싶었던 마스터가 있다. 임영웅이다. 엄청 팬이고 오늘 선곡한 노래도 임영웅의 ‘계단 말고 엘리베이터’다”라고 밝혔다. 이에 임영웅은 “여자가 부르는 거 쉽지 않을 텐데…”라고 화답했다. 무대가 끝난 뒤 다시 임영웅은 “내 노래를 이렇게 독특하게 부르는 여자 분은 처음 봤다”고 칭찬했다.
또 다른 출연자 방수정은 ‘여자 이찬원’이다. “이찬원과 공통점이 많다”는 방수정은 “이찬원처럼 되어보고자 한다”고 말했다. 방수정은 이찬원과 고향이 같고 경제학 전공도 같다. 이찬원처럼 백과사전 지식을 자랑하기도 했다. 무대에선 남인수의 ‘무너진 사랑탑’을 선보였는데 이찬원은 “너무 깜짝 놀랐다. 트롯적인 꺾기를 들어갔을 때 첫 소절에 깜짝 놀랐다. 정통 트롯을 조금만 더 공부하면 강자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극찬했다.
‘미스트롯2‘ 출연자 이승연은 “임영웅의 찐팬“이라고 밝히며 임영웅 노래로 무대를 장식했다. 사진=TV 조선 ‘미스트롯2’ 방송 화면 캡처
이처럼 임영웅, 이찬원 등 TOP6를 적절히 활용하는 동시에 기존 마스터인 장윤정과 조영수 작곡가 등이 무게감을 더했다. 또한 새로 가세한 박선주는 최고의 보컬 트레이너다운 전문성을 보여줬다.
K팝이 좋아서 한국에 왔다가 K트롯의 매력에 빠지게 됐다는 외국인 참가자 마리아가 ‘울면서 후회하네’를 완벽하게 소화하는 등 출연자들의 화제성도 좋았다.
또한 초등부로 출전한 ‘국악신동’ 김태연도 극찬을 받았다. ‘대전 부르스’를 부른 김태연에게 조영수는 “국악 하는 분이 트로트를 하면 인위적인 비브라토를 하는데 태연이는 그런 게 전혀 없다”며 “국악인이 트롯을 했을 때 보일 수 있는 최상의 모습”이라고 평했다. 장윤정 역시 “레벨이 다르다. 어른들과 겨뤄도 손색없다. 태연이 몸 자체가 음악”이라고 말했다.
국악 전공으로 ‘미스트롯1’에서 진의 자리에 오른 송가인이 떠오르는 순간이다. 김태연이 ‘국악인이 트롯을 했을 때 보일 수 있는 최상의 모습’이라면 송가인을 뛰어 넘었다는 심사평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송가인은 현재 ‘미스트롯2’가 아닌 ‘트롯 전국체전’에 출연 중이다. 그런데 ‘트롯 전국체전’은 송가인을 적절히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예고편에선 송가인이 중심에 있었고 이런 까닭에 첫 회 시청률이 16.5%를 기록했지만 실제 방송에선 역할이 제한적이다. 레전드급 트롯 가수 등 8도 감독이 심사위원단의 중심인데 반해 송가인은 전라도 지역 코치다. 대선배들 앞에서 송가인의 역할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보니 2회 시청률이 11.5%로 급락하는 상황이 연출됐다. 중요무형문화재 제57호 경기민요 전수자 이소나가 ‘트롯 전국체전’ 3회에 출연했는데 이소나의 무대가 끝난 뒤 송가인이 “국악전공자로서 트롯을 이렇게 너무 잘해주셔서 뿌듯합니다”라고 칭찬하는 장면 정도가 인상적이었다.
‘트롯 전국체전’의 또 한 가지 한계는 타사 트롯 오디션 프로그램과의 차별성이 돋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설운도 남진 김연자 주현미 등이 SBS ‘트롯신이 떴다2’에도 역시 심사위원으로 출연하고 있고, 8개 지역을 나눠 지역 대결을 펼친다는 형식은 MBC ‘트로트의 민족’과 유사하다. ‘미스트롯2’의 장윤정과 진성 역시 SBS ‘트롯신이 떴다2’ 심사위원으로 출연하고 있지만 ‘미스트롯2’는 TOP6를 적절히 활용하며 확실한 차별성을 보여줬다.
또한 ‘미스트롯2’는 본선이 진행될수록 참가자가 압축되면 ‘미스터트롯’ TOP6와 출연자의 듀엣 무대로 경연을 벌이는 방식까지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이런 빅 이벤트가 성사될 경우 시청률 40% 돌파도 가능할 수 있어 보인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