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구속 때도 ‘도주·증거인멸 ’ 시도…입원으로 수사 피하려 했다는 의혹도
지난 2019년 마약 투약 혐의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형이 확정됐던 황하나 씨가 집행유예기간 동종범죄를 저질러 7일 구속됐다. 사진=연합뉴스
7일 서울서부지법 권경선 영장전담 판사는 “황 씨에 대해 도망 및 증거인멸 염려가 있어 구속영장이 발부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황 씨는 지난 2019년에 이어 두 번째로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게 된다.
이날 오전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서부지법에 출석한 황 씨는 “함께 마약 투약한 지인이 극단적 선택을 했는데 책임을 느끼느냐” “마약 총재 ‘바티칸 킹덤’을 만난 적이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니오”라고 짧막하게 대답했다. ‘바티칸 킹덤’은 국내 최대 규모 마약 공급 총책인 A(26) 씨가 마약 판매를 위해 사용한 텔레그램 아이디로 알려져 있다.
‘바티칸 킹덤’은 최근 마약 투약 혐의로 수사를 받다가 극단적 선택을 시도해 중태에 빠진 황 씨의 지인 남성에게도 마약을 건넨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황 씨는 이 남성을 통해 마약을 공급받은 의혹을 받는다. 경찰은 이 남성의 건강 상태 등을 고려해 조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황 씨는 지난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수차례에 걸쳐 필로폰 등 마약과 향정신성의약품을 투약 및 불법 복용한 혐의로 첫 구속 기소된 바 있다. 당시 황 씨는 2019년 7월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으며 이 판결은 같은 해 11월 항소심에서 확정됐다. 항소심 재판부는 황 씨의 집유 선고에 대해 “동종 범죄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전력은 있으나 정식 재판은 이번이 처음이며, 3개월이 넘는 기간 동안 수감생활을 한 점, 1심 때부터 수 회에 걸쳐 단약(약을 끊음) 및 사회 기여활동 의지를 보이는 점을 고려하면 원심의 판단은 적절하다고 보인다”고 밝힌 바 있다.
재판에 앞서 2019년 황 씨의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한 수원지법도 황 씨에 대해 도주와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당시 경찰의 수사를 받고 있던 황 씨는 휴대전화를 버리고 병원에 입원하는 방식으로 수사망을 피하려다 결국 긴급체포된 바 있다. 이번 수사에서도 황 씨는 경찰의 움직임을 포착한 뒤 그전까지 활발하게 운영하던 자신의 SNS를 폐쇄하는 한편, 휴대전화 연락도 받지 않은 채 한동안 병원에 입원해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황 씨는 지난해 11월 지인의 집에 불법 침입해 명품 의류 등을 훔친 의혹도 받고 있다. 이 사건은 서울 강남경찰서가 수사 중이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