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자오천위와 준결승 1국 기사회생 대역전…셰커 2000년생 이후 중국 ‘젊은 파도’ 대표 기사
신진서 9단이 응씨배 준결승 3번기에서 자오천위 8단을 2 대 0으로 누르고 결승에 진출했다. 사진=사이버오로 제공
1국 대역전으로 흐름을 잡은 신진서는 2국에선 비교적 쉽게 승리했다. 내용도 서로 흠잡을 것 없는 명국이었다. 신진서는 한번도 불리한 적이 없이 박빙의 우세를 끝까지 유지했다. 277수까지 두었고, 백 1점 승(한국식 계가로 1.5집승)을 거뒀다. 결승 진출을 확정한 신진서는 “결승에 올라 기쁘지만 아직 마지막 고비가 남았기 때문에 마음을 다잡고 다시 열심히 준비해서 꼭 우승하도록 하겠다”면서 “이번 대회 16강과 결승 1국에서 마음을 졸이게 해드린 것 같은데 결승에서는 좀 더 좋은 내용으로 제 바둑을 보여드리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응씨배는 계가법과 제한시간이 독특하다. 각자 3시간을 주고 초읽기가 없다. 주어진 시간을 넘기면 벌점 2점을 받고 추가 20분을 준다. 벌점 추가는 2회까지만 가능하다. 즉 총 벌점은 4점, 추가시간 40분을 넘기면 바로 시간패한다. 응씨룰은 집이 아닌 점(點)으로 승부를 가리며 덤은 8점(한국식 계가로 7집반)이다. 이번 대회에선 전기 챔피언 탕웨이싱이 16강에서 탈락했고, 전기 대회 준우승자 박정환도 16강에서 자오천위에게 막혀 중도 하차했다.
신진서 9단에게 패한 자오천위 8단. 사진=한국기원 제공
신진서와 동갑내기 셰커도 결승에 올랐다. 일본 기사 이치리키 료를 2-0으로 꺾었다. 셰커는 1국과 2국 모두 비세였지만, 끝내기 단계에서 승부를 뒤집었다. 상대 이치리키 료는 시간 안배가 부족했다. 1국에선 시간을 두 번 넘겨 벌점을 4점, 2국도 한 번 넘겨 벌점 2점을 받았다. 특히 2국은 아쉬웠다. 셰커가 총 수순 301수 중 250수까지 불리하다 종반 한 수로 바둑을 뒤집었다. 이후 받은 시간 벌점 2점은 낙인처럼 승부를 짓눌렀다.
셰커는 중국랭킹 13위지만, 2000년 이후 태어난 ‘젊은 파도(后浪)’ 세대를 대표하는 떠오르는 해다. 응씨배는 16강에서 양딩신을 넘었고, 8강에서 커제를 꺾었다. 이미 몽백합배 결승도 올라있다. 신진서와 2017년 리민배 세계 신예 바둑 최강전에서 한 차례 만나 셰커가 승리한 바 있다. 둘 사이 공식대국이 많지 않은 건 갑조리그에서 같은 팀(쑤보얼항저우) 소속이기 때문이다.
신진서 9단과 응씨배 결승에서 맞붙는 셰커 8단. 사진=시나바둑 제공
우승상금 40만 달러, 준우승 상금은 10만 달러다. 4년마다 열려 바둑올림픽이라 불린다. 2000년 태어난 젊은 기사 두 명이 결승에서 맞붙는다. 신진서는 “셰커의 바둑은 독특하다. 튀는 바둑이라 다음 수를 예상하기 어렵다. 힘도 워낙 강해서 아주 조심해야 할 선수다. 이번 결승은 전투에 집중해서 승기를 잡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결승 3번기 일정은 미정이다. 그동안 응씨배에서 한국은 조훈현 9단이 초대 우승을 거뒀고, 이어서 서봉수·유창혁·이창호·최철한 9단 등 다섯 명이 우승을 차지했다. 중국은 창하오·판팅위·탕웨이싱 9단 등 3명이 응씨컵을 들어 올렸다. 아홉 번째 우승자는 신진서일까.
박주성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