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 다룬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 이어 김은숙 작가 복수극 ‘더 글로리’ 출연 계획 주목
송혜교가 2021년 새해가 시작되자마자 드라마 출연 계획을 연달아 알려 주목받고 있다. 톱스타의 안방극장 복귀라는 사실에서 이목을 끌지만, 그보다 그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드라마 ‘태양의 후예’를 함께 만든 김은숙 작가와의 재회로 더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2016년 방송한 ‘태양의 후예’는 송혜교가 송중기와 주연을 맡아 국내에서만 시청률 38.8%(닐슨코리아 기준)를 기록하는 등 신드롬을 일으킨 작품이다. 대표작을 합작한 작가와의 만남에 더해 송혜교의 움직임은 국내뿐 아니라 중국 등 아시아 한류시장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기대 섞인 전망도 집중되고 있다.
배우 송혜교가 오랜 연기 공백에 마침표를 찍는다. 두 편의 드라마에 연이어 출연하면서 그동안 쌓인 연기 갈증을 풀어낼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은숙 작가와 재회…복수극 도전
송혜교가 김은숙 작가와 다시 손잡고 내놓는 드라마는 8부작으로 제작하는 ‘더 글로리(The Glory)’다. 제작사 화앤담픽쳐스에 따르면 ‘더 글로리’는 건축가를 꿈꾸었지만, 고등학교 시절 잔인한 학교폭력의 피해로 인해 자퇴한 상처를 지닌 인물이 주인공이다. 과거 학교폭력 가해 주동자의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아이의 담임교사로 부임해 가해자와 방관자들에게 복수를 시작하는 이야기다.
제작진이 “슬픈 복수극”이라고 설명하는 ‘더 글로리’에서 송혜교는 학교폭력 피해의 트라우마 속에 가해자와 그 자녀들을 대상으로 나름의 응징을 가하는 인물을 연기한다. 안방극장에서 멜로드라마의 주인공으로 활약하면서 승승장구한 송혜교에게는 색다른 변신이다.
도전이란 점은 김은숙 작가도 마찬가지다. 메가 히트작 ‘태양의 후예’를 비롯해 ‘미스터 션샤인’ ‘시크릿 가든’ ‘파리의 연인’ 등 20여 년 동안 국내 로맨틱 코미디와 멜로장르를 석권한 김 작가가 처음 선보이는 복수 이야기라는 점에서 방송가 안팎의 관심도 집중되고 있다. 이에 더해 ‘비밀의 숲’ 시즌1과 ‘청춘기록’ ‘왓쳐’의 안길호 PD가 연출을 맡아 완성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제작사 화앤담픽쳐스는 “흥미진진한 김은숙 작가의 스토리라인과 명불허전 송혜교의 완벽한 연기 변신, 힘 있고 섬세한 안길호 PD의 감각적인 영상을 삼박자로 새로운 복수극의 탄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하반기 촬영을 시작해 100% 사전제작으로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아직 방송사 등은 확정되지 않았다.
송혜교와 김은숙 작가는 ‘태양의 후예’를 합작해 대대적인 성공을 거둔 인연을 계기로 지금껏 각별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사진=연합뉴스
특히 두 사람의 ‘전공’이나 다름없는 멜로 장르가 아닌 복수극으로 손을 맞잡은 것도 호기심을 자극하는 대목이다. 학교폭력을 둘러싼 피해자와 가해자, 그 자녀들이 엮이는 이야기는 어쩔 수 없이 사회적인 메시지도 낸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이들의 ‘변화’가 대중의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을지 주목받는다.
#멜로도 놓지 않는다…2편 연이은 도전
2021년 송혜교의 행보가 눈길을 끄는 또 다른 이유는 두 편의 드라마에 연이어 출연하는 ‘다작’ 행보 때문이기도 하다. 평균 2년을 주기로 드라마에 참여해 왔지만 올해는 처음으로 2편을 연달아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김은숙 작가와 만난 ‘더 글로리’에 동참하기 전, 또 다른 드라마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에 임할 준비를 하고 있다.
이 드라마는 사랑의 달콤함에서 벗어나는 이들이 겪는 진짜 이별에 관한 이야기다. ‘남자친구’, ‘그들이 사는 세상’ 등 송혜교가 앞서 출연한 드라마에서 보여준, 살면서 겪을 법한 사랑과 이별에 대한 이야기를 섬세하게 풀어내는 작품.
한편으로 관심을 끄는 대목은 송혜교의 상대역을 과연 어떤 배우가 맡을지 여부다. ‘흥행 최강’ 조합을 꾸리기 위한 치밀한 캐스팅 전략도 이뤄지고 있다. 김은숙 작가 역시 ‘상속자들’ ‘도깨비’ ‘미스터 션샤인’ 등에서 이병헌과 현빈, 공유 등 내로라하는 톱스타들과 작업해왔다. 몸값 높은 스타들 역시 김 작가와의 작업에는 대체로 긍정적인 입장인 만큼 ‘더 글로리’에 합류해 흥행 시너지를 발휘할 남자 배우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다만 로맨스 장르가 아닌 만큼 남자 주인공의 역할이 그리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 아래 톱스타급 주인공 캐스팅보다 작품이나 캐릭터와 잘 어우러지는 배우를 찾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 드라마 제작사 관계자는 “송혜교 캐스팅에 김은숙 작가 집필까지 소위 흥행 조건을 다 갖췄지만, 복수극이라는 새로운 장르의 도전이기 때문에 남자 주인공 캐스팅도 이름값이나 인기에만 의존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아직 남자 주인공이 결정되지 않은 건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도 마찬가지다. 몇몇 20대 배우가 물망에 오르긴 했지만,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로 최적의 배우를 찾기 위해 제작진은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이호연 대중문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