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구속 이후 반도체 호황 겹치며 배당정책 강화…상속세 감당 위해 3월 주총 전 ‘엄청난’ 배당 예상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월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임준선 기자
2017년은 PC, 스마트폰 등에 들어가는 D램 가격이 크게 오르는 이른바 ‘반도체 슈퍼사이클’의 초입이었다. 우리나라의 반도체 수출액은 2017년 9~11월 3개월 연속 역대 최고 수준인 90억 달러를 넘었다. 올해도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 경제 확산으로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는 슈퍼사이클이 예상된다.
이재용 부회장은 2017년 2월 17일 구속 수감돼 2018년 2월 5일 집행유예로 석방됐는데 이 기간 삼성전자 주가는 25.5% 상승,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 21.2%를 앞섰다. 주목할 점은 배당정책이다.
2017년 10월 삼성전자는 그해 배당을 전년 대비 20% 늘리고, 2018년에는 이를 다시 100% 늘려 2020년까지 유지하기로 하는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한다. 반도체 슈퍼사이클 수혜로 이익이 전년의 11조 5800억 원에서 28조 8000억 원으로 급증하면서 현금배당액은 5조 8263억 원으로 46% 급증한다. 2018년의 경우 배당성향은 21.9%, 배당액은 9조 6192억 원으로 폭증한다. 2019년에는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끝나며 전년 33조 원에 육박했던 이익이 15조 원대로 급감했지만 배당액을 전년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배당성향을 44.7%까지 높인다.
올해 삼성전자 순이익 증권사 평균예상치(Consensus)는 35조 원이다. 역대 최고였던 2018년의 32조 8000억 원을 웃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정점에 달할 2022년 전망치는 45조 원이다. 이재용 부회장이 형을 모두 마친다면 2022년 여름 출소하게 된다. 가석방이나 사면이 이뤄진다면 올여름 풀려날 수도 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 초반을 영어의 몸으로 지내게 되는 셈이다. 고 이건희 회장의 상속절차가 4월까지는 마무리되어야 한다. 막대한 상속세를 감당하기 위해서 3월 주총에 앞서 삼성전자가 ‘엄청난’ 배당을 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최열희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