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K “반드시 해야 할 사업”…TK “개별법으로 처리, 악선례 우려”
부산시장 재보궐 선거가 가까워지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가덕 신공항’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11월 민주당 PK(부산‧경남) 의원들이 ‘가덕도 신공항 건설 촉진 특별법’을 제출한 뒤 취재진의 질의를 받는 모습. 사진=박은숙 기자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29일 부산에서 현장 최고위원회를 열고 “야당 지도부가 가덕 신공항특별법을 반대해도 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겠다”며 “제1 야당도 특별법 처리에 동참하라”고 강조했다. 김종민 최고위원도 “부산을 수도권 버금가는 제2의 수도권으로 키워야 하며 그 마중물은 가덕 신공항”이라며 “그동안 국민의힘의 일관성 없는 정책으로 부산시민은 15년간 희망 고문을 당했다. 이제는 희망으로 마무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최고위원회의에는 부산시장 보궐선거 경선에 출사표를 던진 김영춘 전 해양수산부 장관과 박인영 전 부산시의회 의장, 변성완 전 부산시장 권한대행도 참석했다. 이들 역시 가덕 신공항을 공론화하며 부산 표심을 공략했다. 김 전 장관은 자신을 ‘가덕 김영춘’으로 소개하며 “호를 새로 고쳐서 부르고 있는데 나뿐만 아니라 박인영은 박 가덕, 변성완은 변 가덕이라고 할만큼 모두 가덕 신공항에 열망을 안고 있다”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민주당이 가덕 신공항에 강력한 의지를 피력하는 가운데 국민의힘은 TK(대구‧경북)와 PK(부산‧경남) 지역으로 나뉘어 엇박자를 내고 있다.
장제원(부산 사상구) 국민의힘 의원은 27일 페이스북에 “가덕 신공항은 국민의힘 소속으로 출마한 시장 후보 전원이 공약하고 다짐한 사업”이라며 “정당을 떠나 미래를 위해 반드시 해야 할 사업”이라고 주장했다.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이언주 전 의원도 28일 기자회견에서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이 통과되지 못하면 과감하게 후보직을 사퇴하겠다”며 배수의 진을 쳤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도 내주 초 부산을 방문해 현장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열고 가덕 신공항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가덕 신공항이 부산지역이 숙원사업인 만큼 김 위원장이 가덕도 신공항 지지를 공식 선언하며 당내 반대 목소리를 차단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가덕 신공항을 바라보는 국민의힘의 속내가 복잡하다. 주호영 원내대표(왼쪽)가 가덕도 특별법에 반대하는 가운데, 부산을 방문할 예정인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어떤 입장을 밝힐지 정치권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사진=박은숙 기자
그러나 당장 주호영 원내대표(대구 수성구)가 가덕도 특별법에 대해 강하게 반대하고 있어 국민의힘 내부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주 원내대표는 27일 BBS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에서 “민주당이 선거를 앞두고 다급해 가덕도 신공항을 지으면 부산 경제가 살아날 것이라는 부산시민의 믿음을 이용해 선거에서 득을 보려 하는데 우리로서는 곤혹스럽다”고 말했다. 또, 민주당이 가덕도 신공항에 대한 예비타당성(예타)를 면제하는 내용이 담긴 특별법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중요 국책사업을 예타도 없이 개별법으로 만드는 것은 악선례가 될텐데 (민주당은) 선거를 앞두고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조차 시비를 건다”고 경계했다.
가덕 신공항을 둘러싼 양당의 행보가 보궐선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가덕 신공항 이슈를 선점한 민주당은 최근 PK에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18일부터 22일까지 전국 유권자 251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민주당의 지지율은 전주보다 1.9%포인트(p) 오른 32.8%, 국민의힘은 3.3%포인트 내린 28.6%로 나타났다. 주목할 점은 민주당의 PK 지지율이 5.2%포인트 상승한 반면 국민의힘의 PK 지지율은 11.4% 하락했다는 점이다. (자세한 사항은 리얼미터 혹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수진 기자 sj109@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