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총액 561조’ 해외 유수 펀드 비중 줄이자 거품 논란…반면 현재의 4배인 1만 위안 돌파 주장도
중국 대표 프리미엄 백주 마오타이주. 사진=현지 언론인 제공
마오타이는 구이저우성에서 생산하는 중국의 대표적인 프리미엄 바이주(백주)다. 고위관료, 사업가들이 주로 마신다. 현지에서도 구하기 쉬운 술은 아니다. 가격도 가격이지만 수요에 비해 공급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정가보다 몇 배 비싼 가격으로 거래되는 시장이 따로 있을 정도다.
마오타이 정가는 1499위안(25만 원)가량이지만 비공식 시장에선 그보다 비싼 5000위안(86만 원) 안팎에 거래된다. 고급 호텔 식당에선 6000위안(102만 원)에 팔린다. 사치품인 셈인데, 체면을 중시하는 이들에게 제격인 술이다. 마오쩌둥 등 과거 지도자들은 중국을 방문한 국빈들에게 이 술을 대접했다. 한 네티즌은 “중국 여자의 꿈이 다이아몬드라면, 중국 남자의 꿈은 마오타이”라는 글을 올렸다.
최근 들어 마오타이는 투자 개념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2001년 상하이 거래소에 상장될 때 마오타이의 주당 가격은 8.91위안(1500원)가량에 불과했다. 2월 10일을 기준으로 보면, 2014년 2월 10일 마오타이 주가는 46위안(7900원)이었다. 2015년 2월 10일 106위안(1만 8000원), 2019년 2월 10일 693위안(12만 원)으로 올랐고, 지난해 2월 10일엔 1049위안(18만 원)을 기록했다.
증권사들은 목표 주가를 3000위안(51만 원)가량으로 제시한 상태다. 중신증권은 “마오타이 브랜드는 지속적으로 진화하고 있다. 더 큰 성장세가 기대된다. 설 연휴 때도 판매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매수’ 의견을 밝혔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술집 등이 문을 닫아 주류 시장이 어려움을 겪었지만, 가정에서의 소비가 많고 수집과 선물 개념의 마오타이는 전혀 타격을 받지 않았다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기 시작했다. 지나치게 고평가됐다는 지적이다. 거품이 빠질 수 있다는 경고음도 여기저기서 들린다. 한 전문가는 “마오타이는 욕을 먹으면서도 올라가는 거의 유일한 종목이다. 마오타이 맛이 예전만 못하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지 않느냐”면서 “과대평가된 특정 종목에 돈이 쏠리면 자본시장과 기업금융에 모두 상처를 줄 수 있다”고 꼬집었다.
마오타이주. 사진=현지 언론인 제공
실제 해외 유수 펀드들은 마오타이 비중을 줄이고 있다. 세계 최대 중국펀드로 알려진 스위스금융그룹 ‘UBS 주식펀드-차이나 오퍼튜너티’는 1월 말 마오타이 주식 3.66%를 매각했다. 지난해 12월엔 미국 캐피털그룹이 운용하는 ‘유로퍼시픽 성장펀드’가 마오타이 주식 5.9%를 팔았다.
그러자 증권가에선 마오타이의 신화가 추락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한 전문가는 언론에 “해외 펀드들이 대규모로 마오타이를 팔아치운 것은 걱정스러운 부분이다. 노이즈 마케팅으로 인해 마오타이 주가가 크게 올랐지만 마오타이가 거래되는 시장 자체는 기형적이다. 마오타이 상품 가치와 주가가 너무 괴리돼 있다. 마오타이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정작 마오타이를 마시지 않는다. 마오타이를 사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수집과 투자 목적이 대부분이다. 이는 마오타이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잠재적인 위험을 경계해야 한다”고 기고했다.
투자자, 네티즌들 사이에서도 마오타이 적정 주가를 놓고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한 투자자는 자신의 블로그에 “마오타이 주가는 미쳤다. 외국 펀드들은 마오타이를 매입한 지 몇 년도 안 돼 수십 배 차익을 실현했고, 그 비중을 차츰 줄이고 있다. 주가가 정점에 찍었다는 판단 때문일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투자자도 “마오타이는 결국 술에 취해 비틀거리다 넘어질 가능성이 높다. 무대 위의 주인공이었던 기관들이 서서히 빠지고, 무대 아래 관중이었던 개인 투자자들이 대거 올라왔다. 역대급 투자 행렬이다. 개미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면서 “춘제를 앞두고 지나치게 올랐다. 빈껍데기로 전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마오타이 주가가 여전히 낮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또 다른 네티즌은 “마오타이가 1000위안을 넘을 거라고 했을 때도 회의론이 많았다. 그런데 지금 3000위안을 눈앞에 두고 있다. 1만 위안도 무리는 아닐 것”이라면서 “무조건 버텨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대학 교수는 “마오타이가 무너지면 다 무너지는 것이다. 주가지수에도 치명타다. 마오타이의 상징성, 가치에 비해 주가는 아직도 싸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주식인 버크셔 해서웨이의 1주당 가격은 35만 달러가량(3억 8000만 원)인데, 마오타이는 여러 면에서 해서웨이보다 가치 있는 종목”이라면서 “마오타이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비싸질 것”이라고 점쳤다.
중국=배경화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