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크 “피해입은 연예인들께 죄송…폭로 내용은 사실” vs 길 측 동료 작곡가 “사실과 전혀 달라, 저작권료 공동 분배했다”
래퍼 길의 작곡팀 ‘매직맨션’에서 일했던 가수 겸 프로듀서 탱크가 길에 대한 폭로에 나선 가운데 길 측도 반박했다. 사진=리쌍컴퍼니 제공
탱크는 “그는 최근에도 자신의 장모를 동원하고 부인과 아들을 팔아 동정심을 유발해 자신의 컴백 기반으로 삼으려고 했으며, 기부를 한다고 기사를 내는 등의 행동을 하고 있다”며 “그러나 실체는 놀고 먹어도 될 만큼의 저작권료와 실연권료, 연예인 협회에서 들어오는 돈으로 서래마을의 100평에 가까운 크기의 고급 빌라에서 호의호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본인이 강조하는 반성하는 모습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살고 있다는 게 그의 이야기다.
그러면서 그는 길을 가리켜 “여성혐오 행위, 매니저 폭행, 4명의 여자친구를 동시에 사귀면서도 클럽에서 원나잇을 즐겼으며, 1년 간 저를 비롯한 사람들을 계약서 없이 노예처럼 부렸고 이에 대해 어떠한 돈도 당연하다는 듯이 지불하지 않았고, 심지어 제가 자신을 떠난 이후 저를 모함하고 다녔다”며 “자신에게 다른 작곡가가 표절 소송을 걸겠다고 협박하자 제게 그것을 뒤집어 쓰라고 협박을 한 행적도 있다”고 폭로했다.
탱크의 주장을 정리하면 이렇다. 음악전문채널 엠넷의 ‘쇼미더머니5’ 방송을 앞두고 길을 만난 그는 다른 세 명의 프로듀서와 함께 사실상 감금된 채 길이 준 120만 원이 들어있는 체크카드로 4개월 간 식비를 충당해야 했다. 이 동안 월급도 없었고 곡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언어폭력과 폭행을 당해야 했다고도 덧붙였다. 이후 ‘쇼미더머니5’에서 만든 곡 ‘호랑나비’가 원 작곡가로부터 표절로 피소될 위기에 처하자, 길이 자신에게 모든 책임을 씌우려 했다는 것이 탱크의 주장이다.
이 과정에서 탱크는 길이 당시 여자친구였던 배우 고(故) 오인혜에게 욕설을 했다고도 폭로했다. 또 가수 아이유가 노래방에서 길의 노래를 부르는 영상을 보고 욕설을 퍼부었다고도 밝혔다. 당장 ‘인성을 폭로하겠다’고 한 사람에 대해서는 익명을 지켰으면서도 여성 연예인의 실명을 그대로 언급한 것 때문에 탱크의 폭로 이후 이에 대한 비판이 일기도 했다. 이에 탱크는 19일 “제가 전달하고자 하는 사실들을 뒷받침하기 위해 고인을 언급하거나 다른 분들의 실명 거론, 사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한 것은 제가 백 번 잘못한 일”이라고 고개를 숙이면서도 “제가 한 말은 모두 사실이다. 증명하라고 하는데 저는 증명할 생각이 없다. 증명할 때가 오면 그때 하겠다”고 밝혔다.
탱크는 폭로 과정에서 다른 여성 연예인들의 이름이나 사생활을 언급한 것으로 역풍을 맞기도 했다. 이에 대해 19일 두번째 영상을 올려 사과했다. 사진=탱크 유튜브 캡처
반면 길 측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을 내놨다. 아직 세세한 반박은 나오지 않았으나 허위사실에 대한 법적 조치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길을 대신해 그의 주변인물들이 옹호 발언을 하기도 했다. 탱크와 함께 길의 작곡팀 ‘매직맨션’ 소속이었던 작곡가 조용민 씨는 “2016년은 길 형이 유명 여성 듀오의 음원 위에 안진웅(탱크)에게 멜로디 가이드 녹음을 하라고 했고, 안진웅은 장난식으로 녹음을 했는데 심지어 가이드 녹음 파일에는 욕설까지 녹음돼 있었다”며 “나중에 그걸 확인한 길 형이 ‘이걸 가수에게 그대로 들려줬으면 어쩔 뻔 했냐’며 불 같이 화를 냈던 기억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리고 며칠 뒤엔 쇼미더머니5의 곡 중 ‘호랑나비’ 작업 중에 안진웅은 길 형에게 그리고 동료들에게 어떤 언질도 없이 모든 짐을 가지고 나갔던 걸로 기억된다. 아마 저 사건이 시발점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했다”며 “안진웅은 ‘호랑나비’의 곡 중 색소폰의 샘플 몇 개를 찾아 놓은 상태였고 그걸 저희가 완성하게 됐다. 안진웅도 언급했지만 멜로디, 가사 포함 모든 것은 안진웅을 제외한 저희가 작업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길 형과 저작권협회에 갔을 때 제게 ‘안진웅에게 저작권을 주는 게 맞을까 아닐까?’라고 물어봤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정말 멋진 샘플을 찾은 것 또한 큰 공이라고 생각하지만 심신이 지쳤던 커라 못난 마음에 ‘아닙니다’라고 장난섞인 듯 얘기했다”며 “하지만 길 형은 ‘그래도 내 생각엔 공로를 인정해서 주는 게 맞는 것 같다’해서 좀 놀랐던 기억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작·편곡에 길과 다른 작곡가, 탱크, 조 씨가 동일한 비율로 저작권을 분배받았다는 것. 이는 탱크가 주장한 ‘어떤 돈도 당연하다는 듯 지불하지 않았다’는 것과는 다소 상충되는 이야기다.
120만 원이 담긴 체크카드로 4개월 간 식비를 감당해야 했다는 주장도 “길 형은 작곡팀에서 가장 연장자인 제게 신용카드를 줬고 월 결제할 식당을 찾을 때까지 이걸로 같이 밥을 사 먹으라고 했다. 그 카드로 월 결제할 식당을 찾을 때까지 계산했고 며칠 뒤에는 월 결제 가능하고 맛있는 식당을 찾아서 장부를 적어 먹었다”며 “사무실엔 매달 간식까지 몇 박스씩 구비했다. 작업하면서 먹는 걸로는 메뉴 고르는 거 외로는 고민해본 적이 없을 정도였다. 심지어 한 사람당 두 개씩 시켜먹기도 해 작곡가들이 살이 많이 쪄서 나중에는 그냥 안 먹기까지 할 정도였다”고 반박했다. 또 작곡팀을 꾸리며 발생하는 모든 비용을 길이 지불했다고도 덧붙였다.
조 씨는 “저 또한 길 형과 작업하면서 싫을 때도 있고 좋을 때도 있었다. 마찬가지로 안진웅이 길이라는 사람을 어떠한 이유로든 혹은 이유가 굳이 없더라도 싫어할 수도 있다는 것을 충분히 이해한다”며 “단지 제 입장에선 이해하기 좀 어려운 내용도 있고 그로 인해 파생된 억울함을 벗기기에는 몇 배가 되는 에너지를 소모해야 하고, 서로에게 상처는 지워지지 않음을 너무나 잘 알기에 이렇게 동료 작곡가로써 글을 쓴다”며 안타까워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