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패싱’ 및 권력비리 수사팀 해체 여부 등 관심사
박범계 법무부 장관(왼쪽)과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오른쪽). 사진=박은숙 기자, 연합뉴스.
19일 법조게에 따르면 법무부는 오는 2월 22일 오전 10시 정부과천청사에서 검찰인사위원회을 열기로 했다. 법무부 산하 검찰인사위는 검사의 임용, 전보, 그 밖의 인사에 관한 주요 사항 등을 심의하는 기구다. 통상 인사위가 열린 당일이나 다음날 인사가 이뤄졌던 점을 고려하면 늦어도 다음주 중후반께 중간간부급 인사가 단행될 것으로 보인다.
인사에 앞서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과 의견을 조율할지 여부가 관전 포인트다. 신 수석은 최근 단행된 검찰 검사장급 인사를 두고 이견이 좁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박범계 법무부장관이 주말인 지난 2월 7일 인사를 발표한 점 등을 원인으로 최근 문재인 대통령에게 여러차례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신 수석은 사의 의사를 철회하지 않고 2월 18~19일 휴가를 냈다.
당초 법무부는 이르면 19일 인사위를 열어 중간간부 인사를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일정을 다소 미룬 것은 사의 표명 후 휴가를 낸 신 수석이 복귀하면 인사안을 최종 조율하겠다는 방침으로 풀이된다. 앞서 박 장관은 “신 수석과는 인사와 관련해서 여러차례 만났고, (주말이라도) 따로 만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번 인사에서 윤 총장 의견이 얼마나 반영될 지도 관심사다. 앞서의 신 수석과 법무부 이견은 윤 총장의 요청과 무관치 않다. 윤 총장은 박범계 장관 취임 후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과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 등의 교체를 요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성윤 중앙지검장과 심재철 검찰국장은 지난해 추미애 전 장관 편에 서서 윤 총장과 대립했던 인사들이다. 그러나 앞서 박 장관은 최근 검사장 인사에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을 유임하고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을 서울남부지검장으로 이동시켜 여전히 주요 보직에 기용했다.
최근 윤 총장은 박 장관 측에 ‘월성 원전’과 ‘김학의 불법출금’ 의혹 등 정권 관련 사건 수사팀을 유지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사건에 대한 수사는 일관성을 위해 수사팀장을 유임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법조계에선 이번에도 일방적으로 수사팀 교체가 이뤄질 경우 갈등이 더 깊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왼쪽)과 윤석열 검찰총장(오른쪽). 사진=법무부 제공
이에 따라 전국 최대 규모 서울중앙지검 간부 인사의 향방부터 관심이 쏠린다. 지난 고위급 인사 때 유임된 이성윤 지검장의 의사가 어느 정도 반영되느냐가 변동 폭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현재 공석인 1차장 검사 자리엔 이 지검장의 측근이 앉게 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전임인 김욱준 1차장 검사는 지난해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 사태 때 사의를 표했다. 일명 ‘추-윤 갈등’ 당시 이 지검장에게 사퇴를 건의한 2~4차장 교체 등도 주목된다.
최선임 부장인 변필건 형사1부장은 교체 가능성이 거론된다. 앞서 변 부장검사는 한동훈 검사장 사건 처리 과정에서 무혐의 결론을 내리고 이 지검장에게 결재를 요청했지만 거부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용구 법무부 차관의 택시 기사 폭행 사건을 수사 중인 이동언 형사 5부장,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을 맡은 권상대 공공수사2부장, 옵티머스 펀드 사기 사건을 수사 중인 주민철 경제범죄형사부장의 거취도 관전 포인트다.
전국 단위로는 월성 원전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대전지검 이상현 형사5부장,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불법 출국금지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수원지검 이정섭 형사3부장 등의 유임 여부가 주목된다.
한편 정희도 청주지검 형사1부 부장검사는 19일 오전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인사유감’ 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중간간부인사에서 친(親)정권 성향의 검사들이 요직에 올라갈 것이라는 소문이 무성하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문상현 기자 m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