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연기금 동반 매도세 강해, 개인 홀로 코스피 떠받치긴 힘들어
24일 코스피가 2% 넘게 급락하며 지수 3000선이 붕괴됐다. 하나은행 딜링룸 모습. 사진=이종현 기자
장이 열리자 코스피는 0.02% 오른 3070.58로 시작해 오전만 해도 장중 3092선까지 올랐으나 오후 들어 하락 반전해 낙폭을 키웠다. 코스닥도 30.29포인트 떨어져 3.23% 급락한 906.31로 마감했다. 코스닥은 외국인이 263억 원 순매수, 개인이 387억 원 순매수 하는 가운데 기관이 홀로 547억 원 순매도 했다.
한 편 지난 1월 25일 코스피가 종가기준 사상 처음으로 3200을 돌파한 후, 2월 1일 역시 종가기준 지수가 3000밑으로 한차례 떨어지고 나서 3000선이 붕괴된 것은 16거래일 만이다. 외국인과 연기금이 동반 매도에 나서면서 하락장을 주도한 것으로 나타난다.
외국인은 6거래일 연속 순매도 중이며 24일에만 4318억 원을 팔아치웠다. 17일부터 외국인의 코스피 누적 순매도 규모는 2조 6973억 원에 달한다. 연기금도 매도세로 2027억 원을 팔아치웠다. 연기금은 이날을 포함해 40일 연속 순매도 중이다. 개인은 홀로 5583억 원을 순매수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대부분이 하락한 가운데 특히 SK이노베이션(-6.33%), LG전자(-4.76%), 셀트리온(-4.73%), 기아차(-4.70%), 네이버(-4.23%) 등의 낙폭이 컸다. 24일 상승한 코스피 종목은 47개에 그친 반면 하락한 종목은 835개에 달한다. 업종별로는 반도체는 상대적으로 하락폭이 작았고 자동차, 인터넷, 바이오 주가 급락했다. 은행주는 소폭 상승했다.
시장에서는 코스피의 주가 부담이 높아진 상황에서 글로벌 채권 금리 상승이 외국인의 대량 매도를 불러일으켰다고 분석했다. 지난 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1.4%까지 오르고 뉴욕증시에서 나스닥이 2.46% 급락한 바 있다. 글로벌 증시 역시 대부분 하락세다.
제롬 파월 미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주가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저금리 기조 의지를 재차 밝혔지만, 뉴욕 지수 하락과 중국 인민은행의 유동성 회수 등이 투자 심리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홍콩 증시가 3% 넘게 급락한 것도 국내 증시 하락을 거들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시장 변동성에 대한 경계 심리를 강화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송이 기자 runaindi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