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녀·장남·차녀 VS 차남 조현범 사장 구도
한국타이어가(家) 형제 간 경영권 분쟁의 2차전이 될 아버지 조양래 한국앤컴퍼니 회장의 성년후견 심문이 오는 4월 21일 이뤄진다. 사진=한국테크놀로지그룹 제공
성년후견 심판을 청구한 장녀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 청구인과 같은 자격을 갖는 참가인 신청서를 낸 장남 조현식 부회장과 차녀 조희원씨, 성년후견 심판에 반대하는 차남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사장 등의 참석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앞서 지난해 7월 30일 조희경 이사장은 조양래 회장에 대한 성년후견 심판을 청구했다. 당시 조 이사장은 “그동안 아버지가 가지고 있던 신념이나 생각과 너무 다른 결정이 갑작스럽게 이뤄졌다”며 “이러한 결정들이 건강한 정신 상태에서 자발적인 의사에 의해 내린 결정인지 객관적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청구 사유를 밝혔다.
두 달 뒤인 지난해 10월 5일에는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부회장이 청구인과 같은 자격을 갖는 참가인 신청서를 내며 성년후견 심판 청구에 적극적인 참여 의사를 표명했다. 당시 중립 입장이었던 차녀 조희원 씨도 최근 참가인으로 입장을 바꿨다.
지난달 말 주주총회에 이어 사실상 이날 한국타이어 집안 분쟁의 2라운드가 될 수도 있다. 다만 참가인들은 변호사 대리 출석이 가능한 만큼 이들 형제가 직접 법정에서 맞서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심문이 끝나면 조양래 회장에 대한 신체 감정도 이뤄진다. 현재 성년후견 개시와 관련, 서울가정법원과 업무 협약을 체결한 곳은 국립정신건강센터와 서울아산병원, 서울대병원, 3곳이다. 이 가운데 서울대병원은 조 회장의 진료 병원으로 기존 진료 기록을 이미 법원에 제출했기 때문에 객관적인 검사를 위해 나머지 2곳 중 한 곳에서 감정이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법원이 신체 감정을 강제하는 것은 아니어서 조양래 회장 측이 이를 회피할 가능성도 있다. 이후 추가 소명자료 등을 거쳐 법원이 후견 개시 여부를 결정하기까지 짧게는 3∼4개월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등의 상황을 고려하면 다소 시일이 걸릴 수 있으나 늦어도 올해 안에는 1차 결과가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문상현 기자 m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