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부터 전문기관과 컨설팅 파트너십 체결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삼성물산 잔디환경연구소와 양해각서를 체결, K리그 22개 구단이 경기장 잔디 관리에 대한 전문 컨설팅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사진은 인천축구전용구장.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K리그 그라운드의 잔디 상태는 자주 도마에 오르는 주제다. 작은 움직임에도 쉽게 패어 나가는 경우가 많아 잔디 상태에 따라 선수들의 경기력이 영향을 받는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이 그동안 말이 많았던 그라운드 잔디를 제대로 관리하기 위해 소매를 걷어붙였다. 연맹은 2020년 12월 삼성물산 잔디환경연구소와 양해각서(MOU)를 체결, K리그 22개 구단에 잔디 관리와 관련한 컨설팅을 제공할 예정이다.
K리그의 잔디 품질 저하는 특히 여름철에 두드러진다. 대부분 경기장에서 사용 중인 잔디 ‘켄터키 블루그라스’는 한지형 잔디다. 봄이나 가을에는 문제가 두드러지지 않지만 여름철 고온에 취약하다. 다른 한지형 잔디에 비해 고온을 잘 견디는 편이지만 여름철에는 늘어나는 경기 수 탓에 잔디가 훼손되는 경우가 많다.
연맹에서는 잔디의 건강한 생육이 필요하다고 판단, 경기장마다 잔디와 토양 상태를 분석해 생육환경 및 관리 솔루션을 제공하는 컨설팅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컨설팅업체로 선정된 삼성물산 잔디환경연구소는 삼성물산 리조트부문 골프사업팀 소속으로 1993년 설립됐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을 포함해 골프장 등 스포츠잔디에 대한 진단 및 관리 방법을 컨설팅해왔다. 연맹 관계자는 “축구장 잔디를 전문으로 관리하거나 컨설팅하는 업체는 국내에 없다. 다른 분야에 비해 골프장 잔디가 축구장과 유사성을 가지고 있기에 이 업체를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컨설팅 일정은 이미 시작됐다. 지난 3월 26일 제주월드컵경기장을 시작으로 4월 중순 수도권 경기장까지 22개 구단 경기장을 대상으로 한 현장조사가 진행 중이다. 이어 6~7월 내 2차 현장 조사, 11월 결과발표가 예정돼 있다. 시즌 중에도 지속적으로 각 구단 잔디 관리 인력과 컨설팅업체 간 소통을 계속 할 예정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2012년부터 그라운드 관리 현황을 평가해 우수 구단에 ‘그린 스타디움상’을 시상해왔다. 사진은 지난 시즌 그린 스타디움상을 수상한 울산 현대 구단.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삼성물산 잔디환경연구소는 이번 시즌부터 ‘그린 스타디움상’ 시상에도 관여한다. 2012년 6월부터 시상을 시작한 그린 스타디움은 2017년까지 경기감독관의 육안에 100% 의존해 평가를 해왔다. 2018년부터 3년간은 경기감독관, 전문연구기관(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 경기 출장 선수들의 평가가 복합적으로 이뤄졌다. 이번 시즌에는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 대신 삼성물산 잔디환경연구소가 참여한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