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비 등 80여 차례 돈 빌리고 잠적…다른 사기 범죄로 재판도 받고 있어
영화 <타짜>의 한 장면으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다.
A 씨는 2017년 2월부터 2019년 9월까지 자신과 사실혼 관계에 있던 남성 B 씨를 속여왔다. A 씨는 자신을 커피 원두 유통업체 대표, 아버지를 재력가이자 과거 유력 정치인이라고 소개했다. A 씨는 B 씨에게 치료비와 사업자금 등의 명목으로 80차례에 걸쳐 5억 4869만 원을 가로챈 혐의로 기소됐다.
A 씨는 B 씨에게 “내가 백혈병을 앓고 있어 치료에 돈이 많이 들어간다. 때문에 커피 사업 운영도 어렵고 사업 청산에도 큰 비용이 드는데, 아버지가 아이까지 딸린 돌싱남인 당신과의 혼인을 반대하면서 지원을 거부해 힘들다”는 등 하소연을 늘어놓았다.
이후 A 씨는 “당신이 먼저 돈을 빌려주면 나중에 아버지에게 말해서 일시불로 틀림없이 갚아 주겠다. 우리가 결혼하면 당신 딸을 친딸처럼 키우겠다”는 등 말로 B 씨를 꾀어냈다.
하지만 A 씨는 백혈병에 걸려 치료를 받은 사실이 없고 별다른 재산도 없었다. 아버지도 이미 과거에 사망했다. A 씨는 다른 사기 범죄로 재판을 받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 같은 사실을 숨겼고 B 씨에게 ‘아버지의 치료를 위해 외국에 간다’고 거짓말한 뒤 잠적했다.
재판부는 “A 씨는 인적 신뢰 관계에 있는 사실혼 배우자를 속여왔다. 범행 수법이 매우 나쁘고, 피해액 또한 커 죄책이 무겁다. 특히 사기죄 누범기간 중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른 점,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는 점 등을 두루 고려해 형을 정했다”며 징역 3년을 선고했다.
김태현 기자 to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