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음식점 여종업원에 일방적 연애 감정 표현…SNS 출첵하며 “나는 의사입니다” 접근, 응답은 제로
지난 4월 9일 현직 의사 미야자토 아키라는 스토커 규제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사진=NNN 뉴스
경찰은 “용의자 미야자토가 음식점 여종업원에게 일방적으로 연애 감정이 싹터 교제를 강요했다”고 밝혔다. “여성이 상대해주지 않자 집요하게 메시지를 보냈다”는 설명이다.
사건은 3월 29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미야자토는 “가게에서 여성과 트러블이 생겼다”며 스스로 경찰에 신고했다. 출동한 경찰관이 양측으로부터 사정을 들은 뒤, 미야자토에게 ‘다시는 여성에게 연락을 취하지 말 것’을 경고했다고 한다. 하지만, 미야자토는 이런 경고를 무시한 채 스토커 행위를 하기 시작했다. 하루에 약 40통씩, 10일간 연속으로 메시지를 보내는 집착을 보였다.
용의자 미야자토는 어떤 인물인가. 오키나와 출신인 그는 1992년 류큐대학 의학부를 졸업했다. 동창에 의하면 “동아리 활동도 하지 않고 오로지 공부만 하는 학생이었다”고 한다. 대학 졸업 후에는 지치의과대학에서 혈액내과 의사로 근무했으며, 2019년부터 올해 3월까지 사이타마기념병원에서 내과의사로 근무한 것으로 전해진다.
사이타마기념병원 측은 “평소 근무 태도에 문제가 있다는 보고를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같은 병원에서 근무한 의사는 “종잡을 수 없고 독특한 사람이라는 인상을 받았다”면서 “새로운 것을 배우는 데 탐욕스러운 면이 강했다”고 덧붙였다.
5년 전 이혼한 것으로 알려진 미야자토. 여성들과 교제를 하고 싶었던 걸까. 일본 매체 ‘주간여성’에 의하면, 미야자토는 SNS상에서 처음 본 여성들에게 ‘나는 의사입니다’라고 돌연 댓글을 달거나 의료지식을 과시하는 코멘트를 남기곤 했다. 그 밖에도 ‘코스프레 직장인 여성’의 SNS에 자주 출석체크를 하는 모습도 확인할 수 있었다. 안타깝지만 여성들로부터의 반응은 전혀 없었다.
사진=미야자토 인스타그램
더욱이 “미야자토가 소동을 일으킨 것은 이번만이 아니다”고 한다. ‘주간여성’은 “4년 전 미야자토가 공무집행 방해와 상해 혐의로 체포된 적이 있다”는 사실을 알렸다. 2017년 미야자토는 무인파출소에 들어가 전화기를 내던지는 등 난동을 피웠다. 달려온 여성 경찰관이 주의를 주자, 미야자토는 갑자기 경찰관에게 달려들었다. 경찰관 위로 올라타 주먹을 휘두르고 전치 2주의 부상을 입혔다. “당시 미야자토는 ‘나는 정당방위’라며 말도 안 되는 생떼를 썼다”고 매체는 덧붙였다.
이런 상식 밖의 행동에도 미야자토는 의사면허를 박탈당하지는 않았고, 석방된 뒤에도 의료계에 계속 종사했다. 그리고 또 다시 스토커 혐의로 경찰에 붙잡히게 됐다.
왜 이런 범죄를 되풀이하는 걸까. ‘주간여성’이 오키나와에 살고 있는 미야자토 부친과의 인터뷰를 시도했으나 “‘아들이 몇 년째 고향에 오지 않아 아무것도 모른다’는 답변만 돌아왔다”고 한다. 매체는 “남을 해치고도 반성하지 않는 사람은 의사를 할 자격이 없다”고 일갈했다.
한편 미야자토는 일본 커뮤니티에서 ‘엽기적인 스토커 의사’라는 별명을 얻게 됐다. 네티즌들은 “미야자토가 아무 일 없다는 듯이 병원을 바꿔 의사업무를 계속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병원에서는 의사들의 이력을 잘 살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와 관련, 한 네티즌은 “의사이기 때문에 젊은 여성에게 인기가 많을 거라고 착각했을지 모르지만, 20대 여성이 50대 남성을 연애 상대로 바라보는 케이스는 생각보다 적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경력과 인간성이 완전히 다를 수 있다는 걸 몸소 보여주는 사례”라면서 “세상의 많은 의사가 코로나19와 싸우고 있는 지금, 스토커 짓을 한 의사는 부끄러움을 알아야 한다”고 일침을 놨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