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움직임 파악 위한 것으로 보여…2일 영장실질심사
30대 누나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20대 남동생 A씨가 4월 29일 오후 인천시 강화군 강화읍 강화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일 인천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A 씨의 휴대전화를 조사하던 중 그가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강화도 관련 사건 기사 등을 자주 검색한 정황을 포착했다. 범행 이후 시신이 농수로 물 위로 떠오를 것을 우려했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A 씨는 지난 2020년 12월 중순께 자택인 인천시 남동구의 한 아파트에서 누나인 B 씨(30대)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범행 후 A 씨는 아파트 옥상에 열흘 동안 B 씨의 시신을 보관하다가 같은 달 말께 여행 가방에 시신을 담아 렌터카로 운반, 인천시 강화군 삼산면 석모도의 한 농수로에 유기했다. 경찰 조사에서 A 씨는 농수로에 시신을 유기한 이유에 대해 “겨울이라 인적이 없을 것이라 생각했고 (그 동네에) 친척이 살아 연고가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B 씨의 시신은 유기된 지 4개월 만인 지난 4월 21일 오후 2시 13분께 인근 주민에 의해 발견됐다. 경찰은 B 씨의 시신이 담겨 있던 여행 가방이 제대로 닫히지 않아 시신이 물 위로 떠올랐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경찰 조사에서 A 씨는 “누나와 성격이 안 맞았고 평소 생활 태도와 관련해 사소한 다툼이 있었다”며 “(범행 당일도) 늦게 들어왔다고 누나가 잔소리를 했고 말다툼을 하다 우발적으로 범행했다”고 진술했다.
범행 이후 부모가 B 씨의 행방을 걱정해 지난 2월 14일 경찰에 가출 신고를 접수하자 A 씨는 누나가 살아있는 것처럼 속여 신고를 취소하도록 하는 치밀함을 보이기도 했다. 또 시신 발견 후 누나의 발인이 있었던 지난 4월 25일에는 시신 운구 과정에서 영정 사진을 직접 들었으며 검거 당시에는 경북 안동의 부모 집에서 머물렀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프로파일러(범죄분석관)를 투입해 정확한 범행 동기를 조사 중이다. A 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는 2일 오후 2시 인천지법에서 열린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