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송치 전 “시신 유기장소 가서 술 따라줬다”
술값 시비 끝에 손님을 살해한 뒤 훼손한 시신을 유기한 노래주점 업주 허민우씨가 21일 오전 인천시 미추홀구 미추홀경찰서 유치장을 나와 검찰로 송치되기 전 피해자에게 사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인천 중부경찰서는 21일 허민우를 살인 및 사체훼손, 사체유기, 감염병예방에관한법률 위반 등 혐의로 구속된 허민우를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허민우는 이날 오전 8시쯤 미추홀경찰서에 유치장에서 나와 경찰 승합자를 타고 인천지검으로 이동했다. 그는 검찰로 송치되기 전 취재진의 “지난 영장심사 때 ‘몇 번이고 찾아갔다’고 말 했는데 어딜 갔다는 겁니까”라는 질문에 “시신을 유기한 곳에 4번 정도 찾아가 술도 2번 정도 따라줬다”고 답했다.
이어 “유족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느냐” “범행을 자백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마음적으로 너무 힘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마스크를 벗어달라는 취재진의 요구에 마스크를 벗으며 “정말 죄송합니다. 앞으로 절대 싸우지 않겠습니다”라고 말하며 고개를 숙였다.
앞서 허민우는 지난달 22일 오전 2시 6분쯤 인천시 중구 신포동 한 노래주점에서 40대 손님 A 씨를 주먹과 발로 때려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해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허민우는 노래주점 내 빈방에 A 씨 시신을 이틀간 숨겨뒀다가 차량에 옮겨 싣고서 인천 무의도와 강화도 등지를 돌아다녔다. 이후 같은 달 말 부평구 철마산 중턱 풀숲에 버렸다.
범행 직후에는 노래주점 인근 고깃집에 들러 폐쇄회로(CC)TV의 작동 여부를 확인하고 인근 마트에서 14L짜리 락스 한 통, 75L짜리 쓰레기봉투 10장, 테이프 2개를 산 사실도 경찰 조사 결과 파악됐다.
허민우는 A 씨의 아버지가 실종 나흘째인 지난달 26일 경찰에 실종신고를 접수하면서 수사에 나선 경찰에 범행 21일 만에 검거됐다. 그는 경찰에 잡힌 후 범행을 부인해오다가, 다음날 범행을 시인하고 시신 유기 장소를 자백했다.
경찰은 허민우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해 법원으로부터 구속영장을 발부받았다. 신상공개위원회는 범행이 잔혹하고 국민의 알권리 기준을 충족해 허민우의 신상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허민우는 1987년 결성된 인천의 한 폭력조직인 ‘똘망파’에서 2010년 활동한 혐의(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상 단체등의구성및활동)로 지난해 1월 30일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고 보호관찰과 120시간의 사회봉사를 받은 상태에서 이번 범행을 저질렀다.
한편 인천보호관찰소는 보호관찰 대상자인 그를 상대로 지난해에는 6차례 ‘출석 지도’ 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올해는 전화로 8차례 ‘통신 지도’만 한 것으로 파악됐다.
최희주 기자 hjo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