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장’ 막으려 112 허위 신고·삼성으로부터 수고비 1000만 원 받아 “죄질 무겁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권한을 남용하거나 직위를 이용해 삼성전자서비스 측의 편향된 이해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직무권한을 행사하고 금품을 수수하는 등 죄질이 무겁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처음부터 뇌물수수를 목적으로 부정한 행위를 한 것으로 보이진 않는 점 등 유리한 정상도 함께 고려했다"며 1심 형량을 유지한 이유를 설명했다.
전국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양산분회장이었던 염 씨는 지난 2014년 5월 강릉의 한 야산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염 씨는 삼성전자서비스 노조를 설립해 사측에 교섭체결을 요구하던 중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염 씨의 사망으로 대규모 노조 집회가 촉발될 것을 우려한 삼성 측은 이를 막기 위해 노동조합장이 아닌 가족장으로 장례를 치를 수 있도록 하는 '시신 탈취 작전'을 펼친 것으로 알려졌다. 하 씨와 김 씨는 이 과정에 개입해 그 대가로 삼성으로부터 1000만 원 상당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장례를 가족장으로 치르도록 염 씨의 부친을 설득하는 한편, 시신을 빼돌리기 위해 허위로 112 신고를 해 관할 경찰서가 장례식장에 경찰들을 투입하도록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당시 당직 경찰에게 수사상 필요하다는 취지로 허위 공문서를 작성하게 한 혐의도 받았다. 다만 허위 공문서 작성 혐의는 구체적인 증명이 부족하다는 취지로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됐으며 항소심도 이 판단을 유지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