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가 그래픽카드 일부에서 채굴 기능을 제한하기로 했다
최근 엔비디아는 블로그를 통해 지포스 RTX 3060 Ti, 3070 Ti, 3080 Ti 등 그래픽카드에 이더리움 등 가상화폐 채굴 연산 능력을 제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엔비디아는 올해 2월 RTX 3060의 이더리움 채굴 능력을 제한했는데 이를 다른 제품으로도 확대한 것이다.
엔비디아의 이런 조치는 그래픽카드 수급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컴퓨터 사용자나 게이머들에게 가야 할 그래픽카드가 가상화폐 채굴장에서 사들이면서 가격이 폭등했기 때문이다. 최근 그래픽카드 가격은 지난해 말과 비교해 2배 이상 뛰면서 컴퓨터 사용자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엔비디아는 채굴기능 제한이 걸린 제품에 ‘LHR(Lite Hash Rate)’라는 표시를 한다. LHR이 표시된 제품은 6월부터 시중에 풀릴 예정이다. 엔비디아는 “이번 조치로 가격이 안정돼 많은 게이머들에게 좀 더 저렴한 가격으로 그래픽카드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암호화폐 채굴장 수요가 엔비디아 그래픽카드를 사들이지 않으면서 가격 안정이 이뤄지리라는 기대다. 엔비디아는 가상화폐 채굴을 원하는 사용자에겐 가상화폐 채굴 프로세서(CMP)를 탑재한 전용 카드를 제공할 계획이다.
엔비디아 이번 조치 이후 그래픽카드 가격 정상화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가격이 폭등해 그래픽카드를 사지 못한 대기 수요가 많기 때문이다. 공급이 좀 더 원활해져야 과거 그래픽카드 가격으로 돌아가리라는 전망이 나온다. 또 다른 그래픽카드 공급업체 AMD는 가격 안정을 위해 그래픽카드에서 가상화폐 채굴능력을 제한하지 않고, 공급 확대로 대응하겠다는 방침으로 알려졌다.
김태현 기자 to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