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까지 공공기관 전면 금연…청소년 전자담배 확산 관리·감독 강화 목소리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말 기준 중국 흡연자는 3억 명가량이다. 15세 이상 인구의 흡연율은 26.6%, 그중 남성 흡연율은 50.5%다. 담배로 인해 연간 100만 명 이상이 목숨을 잃는 것으로 추산된다. 대책을 세우지 않는다면 2030년엔 연간 200만 명, 2050년엔 연간 50만 명이 흡연으로 사망할 것으로 예상됐다.
국가호흡의학센터 주임 왕천은 “흡연율이 계속 늘어나고 있는 것은 담배 피해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라면서 “지붕이 있는 곳에선 담배를 피워선 안 된다”는 원칙을 세워야 한다고 충고했다. 왕천은 “흡연은 만성폐질환을 비롯해 각종 호흡기, 암 등을 유발한다는 과학적 근거가 있고, 이를 알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왕천은 간접흡연을 막기 위해선 ‘실내 흡연의 완전한 금지’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왕천은 “간접흡연으로 인해 어린이의 천식, 폐암 등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환풍기, 에어컨 등은 간접흡연을 막기 어렵다. 아예 담배를 피우지 못하게 하는 게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2013년 ‘지도간부가 이끄는 공공장소 금연 사항에 관한 안내문’을 발간하며 금연 정책의 시동을 걸었다. 2019년엔 ‘건강한 중국 행동 실행에 관한 국무원 의견’을 통해 공공기관을 금연기관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에 따르면 2022년 말까지 각급 당‧정‧기관은 실내구역에서 전면 금연을 실시해야 한다.
국가위생보건위원회 내부 자료에 따르면 지금까지 공공기관의 실내 금연율은 78.9%다. 이대로라면 2022년까지 100% 달성이 무난할 전망이다. 공공기관 다음은 의료기구, 학교, 가정 등에서 담배를 추방하는 일이다. 또한 성인의 높은 흡연율, 전자담배의 감독이라는 문제도 풀어야 할 과제로 떠올랐다.
시진핑 주석은 금연 정책과 관련 ‘소수가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고위 공무원, 국가기관 등이 먼저 금연을 해야 한다는 취지다. 중국 질병통제센터 담배제어부의 샤오린 주임은 “당정기관 간부가 금연 모범을 보여야 한다”면서 “2022년 전면적 금연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도인 베이징이 2020년부터 2030년까지 ‘건강한 베이징 행동’을 발표한 것도 그 일환이다. 이에 따르면 베이징은 시 전역의 흡연 규제를 시범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베이징 흡연규제협회 장젠슈 회장은 “(베이징에 있는 공공기관과 기업은) 채용 때부터 담배를 피우지 말 것을 명시하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금연지역 곳곳에 연기 경보기를 설치해 강력한 담배 통제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가위생건강위원회, 질병통제센터 등 전문가들은 청소년들의 전자담배 흡연이 늘어나고 있는 것에 대해 크게 우려했다. 청소년 9만 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전자담배를 접해본 청소년이 성장한 후 어른이 돼서 궐련담배를 필 확률은 그렇지 않은 청소년에 비해 2.21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재미로’ 펴본 전자담배로 인해 결국 중독자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2016년 ‘미국 보건 총감 보고서’에 따르면 전자담배는 청소년 발달에 큰 악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고됐다. 청소년의 주의력, 학습 능력, 충동 조절에 지장을 주기 때문이다. 또 두뇌와 심신에도 질병을 가져온다. 한 연구원은 “최근 몇 년간 청소년들 사이에서 전자담배가 멋을 내기 위한 아이템으로 각광을 받았다”면서 “하지만 전자담배가 결국 담배 중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2018년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은 청소년들에 대한 전자담배 판매를 금지한 바 있다. 인터넷 판매도 마찬가지였다. 또한 전자담배 광고도 중단하도록 했다. 하지만 전자담배 업계는 급성장했고, 최대 수요층인 청소년들을 가만두지 않았다. 2013년 4만 5000개가량이었던 전자담배 관련 업체는 2020년 17만 개가량으로 늘어났다.
실제로 미성년자들이 전자담배를 구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베이징, 광저우, 선전 등 주요 도시에선 전자담배를 판매하는 상가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담배를 살 때 신분을 확인하는 일은 거의 없다. 오히려 청소년들이 좋아할 만한 포장지에 담긴 ‘맛있는’ 담배가 진열돼 있었다. 광저우의 한 상인은 “학생들이 갖고 싶어 하는 완구나 다름없다. 맛도 과일, 민트 등 다양하다”며 뽐내며 말했다.
인터넷에서도 전자담배를 구할 수 있다. 전자상거래 사이트에서 판매가 금지돼 있는 전자담배를 검색하면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소비자들끼리 통하는 키워드를 검색해보니 여러 종의 전자담배가 나왔다. 기자가 소비자 신분으로 한 인터넷 전자담배 회사에 전화를 걸어 구매를 문의하자 “온라인 전자담배 판매는 중단됐다”면서도 “필요하면 메신저를 추가해 달라”고 했다. 이 과정에서 나이, 신상 등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요즘 청소년들 상당수는 메신저인 ‘위챗’을 통해 전자담배를 구매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자담배 회사들은 ‘안전’ ‘안심’ ‘무독’ 등을 홍보하면서 청소년들을 유혹한다. 구이저우성 인민병원 호흡위중증의학과 예셴웨이는 “전자담배 업체는 니코틴 함량이 2%라고 주장하지만 확인된 적은 없다”고 했다. 질병통제센터의 양제 연구원도 “니코틴은 몰라도 전자담배는 궐련 담배보다 금속 함량이 많다”면서 “청소년들이 전자담배를 피우면 뇌에 장기적으로 손상을 입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가위생보건위원회 기획발전정보화국장 마어췬안은 신화통신 인터뷰에서 “전자담배를 극도로 경계해야 한다”면서 “현재 일부 도시에서는 금연지역에서 전자담배를 피우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궐련담배에만 부과하고 있는 특별세를 전자담배에도 부과해야 하는 것과 동시에 청소년에게 전자담배를 판매하는 업자에 대해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중국=배경화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