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 “대리점 관련 매출 과장 광고 영향 없어” 이의 제기…공정위 “영향 없다 보기 어려워” 기각
공정위는 지난 3월 KCC, LG하우시스, 현대L&C, 이건창호, 윈체, 5개 창호 제작·판매업체에 대해 과장 광고 혐의로 시정명령 및 과징금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해당 업체들은 특정 거주환경 아래에서만 도출 가능한 시험 결과를 토대로 일반적인 거주환경에서 동일하거나 유사한 에너지 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는 것처럼 과장해 광고했다.
KCC가 2015년 2월~2018년 10월 진행한 광고에는 △에너지 절감률 30%~51.4% △연간 에너지 절감액 약 170만 원 △KCC 로이유리 적용 시 냉난방 에너지 최대 40% 절감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그러나 공정위 조사 결과 실제 시험을 통해 확인되는 에너지 절감률은 41.9%, 절감 비용은 37만 원이었다. 또 공정위는 KCC가 창호 및 벽체의 단열 성능 개선에 따른 에너지 절감 효과를 마치 창호 단독의 효과인 것처럼 과장해 광고한 것으로 판단했다.
창호의 에너지·비용 절감 효과 측정 방법이 구체적으로 표준화된 것은 아니다. 따라서 특정 거주환경을 전제로 모의실험을 하고, 그 결과를 광고에 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경우에는 모의실험 상황과 실제 거주환경이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관련 정보를 충분히 제공해야 한다. 공정위는 KCC가 ‘30평 주거용 건물 기준’ ‘건물 에너지 해석 프로그램에 의한 분석 결과로 실사용자 거주 환경에 따라 효과는 다를 수 있음’ 등 간략한 제한 사항만을 표시했다고 지적했다.
당시 공정위는 KCC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2억 2800만 원을 부과했다. 공정위는 “일반적인 소비자는 자신이 실제 거주하는 생활환경에서도 광고 내용과 같이 에너지 및 비용 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오인할 우려가 있다”며 “소비자의 합리적인 선택을 방해해 공정한 거래질서를 저해하거나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과징금 산정은 공정위 규정에 따라 ‘중대성이 약한 위반행위’에는 관련 매출액의 0.2%가 부과된다. KCC는 과장 광고를 한 사실을 인정하고, 위법성 판단에 도움이 되는 자료를 제출하는 등 적극 협력해 과징금의 20%를 감경 받았다.
공정위는 과장 광고 관련 매출액을 1430억 7500만 원으로 산정했다. 해당 광고를 집행하는 기간 동안의 관련 제품 매출액을 기초로 한 금액이다. 다만 경쟁 입찰을 통해 판매된 제품의 매출은 과장 광고 관련 매출액에서 제외됐다. 경쟁 입찰의 경우 객관적으로 검증 가능한 성능을 기준으로 가장 낮은 가격을 제시한 업체가 낙찰자로 선정되므로 과장 광고의 영향을 받았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따라서 관련 매출액 1430억 7500만 원의 0.2%인 2억 8615만 원에서 다시 20%를 감경 받아 2억 2800만 원으로 과징금이 최종 확정됐다.
그러나 KCC 측은 과장 광고를 한 사실은 인정하지만 과징금 산정이 잘못됐다며 공정위에 이의를 제기했다. 건설사와 대리점을 상대로 발생한 매출액도 과장 광고 관련 매출액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것이다. KCC에 따르면 대리점은 대부분 최저가 경쟁 입찰 방식으로 창호를 구입한다. 당초 공정위가 경쟁 입찰 방식으로 벌어들인 매출을 관련 매출액에 포함시키지 않았기 때문에 대리점을 통한 판매도 과장 광고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공정위는 전원회의를 열어 논의했지만 결국 KCC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공정위 측은 “최저가 경쟁 입찰의 경우 객관적인 수치로 확인 가능한 열관류율, 밀폐율 등의 조건을 충족했다면 오로지 가격만을 두고 결정되므로 과장 광고 영향이 거의 없다고 본다”면서도 “대리점은 입찰 참여 전 어떤 회사의 제품을 사용할 것인지 미리 정할 필요가 있는데 과장 광고로 인해 형성된 소비자의 인식이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KCC는 공정위의 결정을 받아들이고 추가 이의 제기는 하지 않을 입장이다. KCC 관계자는 “공정위에 이의 신청을 했지만 기각됐다”며 “(공정위의 결정대로) 마무리하는 것으로 결정됐다”고 전했다.
박형민 기자 god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