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수급·개인자금 행보·삼성전자 주가 등 변수…소재·여행·친환경 에너지 등 유망
코로나19 백신 보급으로 경제 회복과 이에 따른 기업이익 개선에 대한 기대는 높다. 변수는 국내 증시 영향력이 큰 외국인 수급과 최근 시장의 핵심 동력으로 부상한 개인자금의 행보다. 아울러 국내 증시의 30%를 차지하는 삼성전자 주가 흐름도 관건이다. 애매한 지수 전망보다는 백신 접종 확대로 수혜를 볼 종목과 업종을 선별해 접근하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미국 연준과 가상자산 가격
지난해 11월 외국인이 5조 원 넘는 순매수로 방향을 잡았고, 12월부터 개인이 21조 원 넘는 순매수로 뒤를 이었다. 외국인 순매수는 원화 강세와 함께 나타났고, 개인 순매수는 고객예탁금 급증이 바탕이 됐다. 환율은 미국 금리와 연동된다. 인플레이션 우려로 미국 금리가 상승하면 달러 강세와 원화 약세가, 미국 금리가 하락하면 달러 약세와 원화 강세가 나타난다.
1분기 인플레이션 우려에 급등했던 미국 금리는 2분기 하락했지만 5월 초순 이후 횡보하고 있다.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수급도 비슷한 모습이다. 수출 호조에도 원화 환율은 좀처럼 1100원 아래로 내려가지 못하고 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6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에는 8월 잭슨홀 미팅에서 또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에 대한 언급이 나오지 않을까 투자자들은 우려하게 될 것”이라며 “하반기로 갈수록 테이퍼링이 점차 가시화될 것이며, 이에 따라 연말 장이 지금보다 더 안 좋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고객예탁금은 가상자산 가격흐름과 반대의 모습이다. 지난해 내내 증시로 쏠리던 개인자금이 올초 가상자산으로 이동하면서 주가지수도 횡보하는 모습이다. 가상자산 가격 약세가 계속된다면 개인 자금이 다시 증시로 향할 가능성이 높아질 수도 있다.
#엇갈리는 삼성전자 주가 전망
2020년 10월말 2200선이던 코스피가 석 달 만인 올해 1월 3200선까지 단숨에 오르는 동안 삼성전자 주가는 같은 기간 5만 6400원에서 9만 6800원으로 급등했다.
증권사들의 삼성전자 실적 전망은 엇갈리는 편이다. 올 연간 매출액도 258조 1210억 원에서 280조 8252억 원까지 다양하게 전망된다. 연간 영업이익은 47조 187억 원에서 52조 5420억 원까지 5조 원 이상 차이가 난다. 목표주가도 최저 9만 원에서 최고 11만 5000원까지 엇갈린다. 목표주가 컨센서스는 10만 3136원으로 1개월 전 10만 6000원 대비 2864원(2.70%) 하향됐다.
긍정적인 전망은 반도체 슈퍼 사이클과 업황 개선 기대가 바탕이다. 반도체 디램(DRAM)은 지난해 4분기, 낸드(NAND)는 올해 1분기 저점을 지나 2023년까지 슈퍼 사이클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반면 보수적 견해는 내년 디램 공급 과잉과 세트 사업부 영업 환경 악화 등을 우려한다. 증설로 디램 공급이 증가하면 가격압박 요인이 되고, 전자기기와 가전은 생산에 필요한 비메모리 반도체 수급 악화로 원가 상승 가능성이 높다는 논리다. 이재용 부회장의 가석방 또는 사면 여부도 변수가 될 수 있다. 출소한다면 공격적인 투자 계획을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 단기 실적에는 부담요인이다.
#하반기 투자전략은?
개별 종목과 업종에 대한 접근이 시장 대비 초과수익을 거둘 확률이 높다.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대유행)으로 급부상한 기술주 등 이른바 ‘언택트’ 종목들은 전망이 나쁘지는 않지만 가격 부담이 상당하다는 진단이 많다. 그보다는 인플레이션 수혜가 재차 부각될 수 있는 금융, 원자재 가격상승으로 이익이 개선될 소재, 저탄소 정책 수혜가 커질 친환경 에너지, 백신 접종과 경제봉쇄 해제에 따른 여행, 경제양극화 심화에 따른 고가소비재 등이 주목할 만한 업종들이다.
단 금융부문에서는 금리상승에 따른 채권가격 하락 위험에 노출되는 증권이나 보험보다는 예대마진 개선과 배당성향 개선 여지가 큰 금융지주(은행주)에 집중하라는 조언이 많다. 정부의 배당 자제 압력으로 전년 대비 배당을 줄였지만 중간배당 등으로 만회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하반기로 예정된 카카오뱅크 상장도 은행주를 자극할 변수가 될 수 있다.
한편 눈여겨볼 새로운 투자처로는 탄소배출권이 있다. 가격은 연초 이후 50% 이상 이미 상승했다. 지난해 7월에 탄소배출권에 직접 투자할 수 있는 KFA Global Carbon ETF가 상장했다. 탄소배출권 선물을 기초자산으로 담고 있으며 신재생 에너지로 전환 과정에서 충분치 못한 전력 생산에 따른 수혜 종목으로 볼 수 있다. 타 자산군과의 상관관계가 낮음에 따라 포트폴리오 관점에서 위험분산 효과로 우수하다.
최열희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