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기존법률과 상충 부분 많아 협의 필요’ 입장, 대통령 국무회의서 광복절 대체휴일 결정 가능 의견도…국회 내일 재논의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6월 16일 법안심사소위를 열고 ‘공휴일에 관한 법률’ 제정안 처리 여부를 논의했다.
이 제정안은 현재 공유일 가운데 추석과 설, 어린이날에만 적용되는 대체공휴일을 다른 휴일에도 확대하는 내용이다.
당초 대체공휴일을 늘리는 것에 여야 이견이 없어, 법안 처리는 수월하게 이뤄질 것으로 전망됐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도 전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사라진 빨간 날을 돌려드리겠다”며 “6월 국회에서 계류 중인 대체 공휴일 법안을 신속히 처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6월 임시국회에서 제정안이 처리되면 당장 올해 8월 15일 광복절(일요일)부터 대체 공휴일이 적용된다. 뿐만 아니라 올해 주말이 겹치는 개천절, 한글날, 성탄절도 대체공휴일이 돼 추가로 쉴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정부가 노동법 등 기존 법률과 상충하는 부분이 많아 부처 간 협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법안 처리가 미뤄졌다.
대신 정부 측은 사실상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결정하면 광복절 대체공휴일은 ‘핀셋 적용’이 가능하다며 법률 문제부터 정비할 것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 기존 법률 개정이 아닌, 새로 법률을 제정하는 만큼 ‘속도전’으로 밀어붙이는 게 무리라는 지적도 나왔다.
행안위는 오는 17일 법안소위를 다시 열고 제정안을 재논의할 계획이다.
한편 재계와 노동계는 이날 법안소위에 앞서 열린 ‘공휴일 법제화를 위한 입법 공청회’에서 제안안을 두고 팽팽하게 대립했다.
장정우 한국경영자총연합회 노동정책본부장은 “코로나19 경제위기, 최저임금 상승으로 경영 환경이 악화된 상황에서 제정안이 고용시장을 더 어렵게 한다는 우려가 있다”며 “현재 70% 수준인 연차휴가 사용률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나가는 게 맞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장 본부장은 “한국의 공휴일은 근로자의 날을 포함해 16일로 주요 나라에 비해 적지 않은 수준”이라며 “매우 강하게 휴일을 보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이상윤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정책2차장은 “2018년 근로기준법이 개정돼 민간까지 확대됐지만, 5인 미만 사업장은 제외, 토요일 등 휴무일과 겹칠 경우 대체휴일 미적용 등 한계가 있다”며 “공휴일을 ‘법률’로 정해 보편적 휴식권이 보장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2019년 1인당 평균 노동시간은 1957시간으로 국제 평균을 한참 넘어선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약속한 1800시간에 못 미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환용 한국법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미 국민들은 공휴일을 쉬는 날로 보장받아야 할 권리로서 인식하고 있다”며 국민의 휴식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