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마크롱 팔짱 끼는 등 ‘지침 무시’ 포착…시민 “엄연한 이중 잣대” 비판
이를테면 공식적인 단체 기념사진을 촬영하기 위해 포즈를 취할 때는 서로 거리를 두면서 조심하는 모습이었지만 비공개 자리에서는 백팔십도 달라진 채 서로 어깨동무를 하거나 가까이 붙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해변에서 열린 바비큐 행사에서 정상들은 노마스크로 서로 가까이 붙어서 이야기를 나누는가 하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서로 팔짱을 끼고 걸었다. 또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의 어깨에 친밀하게 손을 얹는 바이든 대통령의 모습도 목격됐다.
이런 비난이 쇄도하자 도미니크 라브 외무장관은 ‘스카이뉴스’를 통해 “각국 정상들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충실히 이행했다”면서 “사적인 친목 모임과 정부의 외교 행사에 대한 규정은 달리 적용될 수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영국 정부 역시 이번 바비큐 행사가 코로나19 바이러스 규정을 준수했다고 해명하는 한편, 행사에는 30명 미만의 손님들이 참석했으며, 철저하게 방역을 실시했기 때문에 별다른 문제는 없었다고 말했다. 또한 정상회담 기간 내내 행사에 참석한 사람들에게는 매일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했다고도 밝혔다.
하지만 영국인들 사이에서는 불만이 계속해서 터져 나왔다. 현재 정부 지침에 따라 친구와 가족 간의 포옹과 접촉까지는 가능하지만 직장과 같은 곳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계속 지켜야 한다. 다만, 실외에서의 마스크 착용은 의무 사항은 아니다.
이에 한 트위터 사용자는 “엄연한 이중 잣대”라고 비판하면서 “그들을 위한 규칙, 우리를 위한 또 다른 규칙”이라고 비꼬았다. 그런가 하면 또 다른 누리꾼은 “현재 결혼식 하객들은 마스크를 쓴 채 2m 떨어져서 앉아야 하고, 식사를 할 경우에는 1m 떨어져서 앉아야 한다. 그런데 G7 회담 참석자들에게 이런 규칙들은 모두 면제됐다”고 불쾌해 했다.
사실 시민들의 이런 불만은 지나친 게 아니었다. 엄격한 코로나19 방역에도 불구하고 G7 행사 기간 동안 몇몇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기 때문이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를 보좌했던 두 명의 수행원이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반응을 보인 뒤 자가격리에 들어갔고, 독일 대표단 경호원들과 미국 방송사 직원들이 묵었던 호텔에서 여러 명의 확진자가 나오자 호텔 전체가 폐쇄되기도 했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