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전 논란과 생산사고 악재로 인기 없는 백신으로, 화이자 백신 보관 방식 개선으로 가치 더 떨어져
지금까지 미국에서 접종된 얀센 백신은 1180만 회분으로 전체 백신 접종의 4% 정도다. 미국 국민은 주로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백신이나 미국 제약사 모더나의 백신을 선택하고 있다.
얀센 백신은 올해 2월 말 미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긴급사용 승인을 받았을 때 미국 내 취약계층 등에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었다. 얀센 백신은 화이자 백신처럼 초저온 냉동시설이 필요 없기 때문에 보건 여건이 열악한 주민에게 유용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또 화이자 백신이나 모더나 백신처럼 2회 접종이 필요 없고 1회 접종으로 끝나는 얀센 백신이 더 호응을 얻을 것이라 봤다.
그러나 수개월이 지난 현재 얀센 백신은 혈전 논란과 생산사고 등을 거치면서 미국인들의 마음을 잡는 데 실패했다. 미 보건당국은 지난 4월 13일 얀센 백신 접종자에게서 ‘드물지만 심각한’ 형태의 혈전증이 나타난 사례를 검토하고 있다면서 접종 중단을 권고한 바 있다.
이후 10일 만에 약센 백신의 이익이 위험을 능가한다며 접종 재개를 결정했지만 국민의 불안감은 가시지 않았다. 미 보건당국이 4월 23일 접종 재개를 권고한 뒤 미국에서 접종된 얀센 백신은 350만 회분에 그쳤다.
더구나 미국 FDA는 최근 백신 제조 중 사고가 발생한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공장에서 생산된 얀센 백신의 폐기를 결정했다. 지난 3월 서로 다른 백신 성분이 혼합되는 사고가 발생한 후 폐기 대상 백신은 6000만 회분이나 된다.
얀센 백신이 백신 승인을 늦게 받은 점이 불리하게 작용했다는 말도 나온다. 또 화이자 백신 등의 보관 방식 개선으로 미국 내 구석구석까지 화이자 백신의 공급이 가능해지게 되면서 상대적으로 얀센 백신의 가치가 떨어졌다는 분석도 있다.
이송이 기자 runaindi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