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 서울아파트 시세 변동 분석 발표 기자회견…‘국토부 통계 왜곡’ 주장
경제정의시민실천연합은 23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 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 아파트 단지 75개, 11만 5000세대 시세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경실련은 “정부가 집값을 잡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왜곡된 부동산 통계부터 전면 개혁하여 집값 상승 실태를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실련의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한 2017년 5월 서울 아파트 평 당 시세는 2061만 원이었지만, 4년 만에 1910만 원(93%)이 상승해 2021년 5월에는 평 당 시세가 3971만 원이 됐다. 30평 형 아파트로 환산하면 6억 2000만 원에서 11억 9000만 원으로 뛰어오른 셈이다.
경실련은 “2020년 1월 문재인 대통령이 ‘집값 원상회복 발언’을 한 것을 기점으로 취임 당시 수준으로 원상회복 되려면 30평 기준 3억 2000만 원(평 당 1075만 원)이 하락해야 했다”며 “그러나 이후 아파트 가격은 지난 1월까지 1억 7000만 원(평당 559만 원), 지난 5월까지 8000만 원(평 당 276만 원)이 각각 상승해 11억 9000만 원이 됐다”고 분석했다.
원상회복 약속 이후 2억 5000만 원이 상승했고, 지금부터 집권기간 동안 원상회복 시키려면 남은 1년 내에 5억 7000만 원을 떨어뜨려야 한다는 설명이다.
국토교통부가 왜곡된 통계를 제시하고 있다고 의혹도 제기됐다. 경실련은 “경실련과 KB 자료는 비슷한 수치를 나타내는 반면, 국토부 통계는 3~4배 낮은 거짓 통계 자료”라며 “국토부는 조사대상 및 산출근거 등의 자료는 전혀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토부는 2017년 5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서울 아파트 가격이 17%(1억 원) 올랐다고 발표했지만, 경실련의 분석 결과는 2017년 5월부터 지난 1월까지 93%(5억 7000만 원) 상승했다. 같은 시기 KB 매매 가격 평균은 75% 상승했다.
앞서 국토부는 올해 초 경실련의 공개질의서에 대해 “2017년 5월부터 2020년 12월까지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한국부동산원 기준 17.17%, 한국부동산원 실거래가격지수 기준 67.0%, KB주택가격동향 38.68%”라며 “주택 시장 진단을 위해 다양한 지표를 활용하고 있다”고 답한 바 있다.
경실련은 발표한 분석 자료를 바탕으로 3기 신도시, 공공 재개발 등 집값 상승을 유발하는 정책을 백지화하고 토지임대부 주택, 30년 이상 장기 공공주택을 대량 공급해 집값을 안정 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다정 기자 yrosadj@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