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카카오뱅크 임직원 상당수가 상장 공모가 결정을 앞두고 그보다 훨씬 낮은 전환가격에 대규모로 스톡옵션(주식매입선택권)을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금을 줄이려는 포석이다. 향후 토스 등 다른 핀테크 기업에서도 비슷한 접근이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카카오뱅크 본사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지난 3월 25일 카카오뱅크 직원들이 보유한 스톡옵션 199만 7200주가 행사됐다. 행사가는 5000원, 주식가치는 2만 5000원으로 정해졌다. 공모가 하단(3만 3000원)보다도 8000원이 낮다. 장외시장이 아니면 당장 팔기도 쉽지 않은 주식을 굳이 받아간 셈이다. 소득세법에 따라 스톡옵션 전환차액은 근로소득으로 분류된다. 급여와 합산해 소득세율이 매겨진다. 차액이 적을수록 세금을 덜 낸다.
중요한 것은 전환가격이다. 비상장사는 시가평가가 어려워 기준시점 대비 6개월 전후 매매사례가 존재하면 이를 반영한다. 카카오뱅크 주주사인 예스24는 지난해 12월 1주당 2만 5000원에 사모펀드에 지분을 매각했다. 당시 가격결정은 카카오뱅크와 아무런 관계가 없지만 이를 그대로 인용했다.
불과 석 달 후 카카오뱅크 상장 공모가 결정 과정에서 계산된 기발행주식의 가치는 1주당 4만 8058원이다. 여기에 최근 5년간 코스닥 상장 종목들의 할인율을 적용한 게 공모가 밴드다. 결국 회사 측이 기준가격을 법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최대한 낮춰 직원들의 절세를 도운 셈이다.
스톡옵션으로 미리 주식을 확보하게 되면 시초 거래 직후 주가가 급등할 때 신속히 차익실현을 할 수 있다. 상장 주식 매매차익은 비과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