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연·지연으로 테마주 분류 기업들 주가 급등…대부분 특별한 관계 없어 증권가 ‘투자 주의’ 조언
웅진그룹 계열사는 대표적인 ‘윤석열 테마주’로 꼽힌다.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모두 파평 윤씨라는 공통점이 테마주로 엮인 배경이다. (주)웅진의 주가는 2020년 12월 30일 1085원이었지만 지난 6월 4일 4165원까지 올랐다. 웅진씽크빅 역시 2020년 12월 30일 2755원에서 지난 4월 8일 5190원까지 상승했다. (주)웅진은 지난 3월 “웅진의 사업과 윤석열 전 총장은 아무 관련이 없다”고 공시했다.
합성피혁·합성수지 판매 업체 덕성과 서연그룹 지주회사 (주)서연도 윤석열 테마주로 분류된다. 이봉근 덕성 대표이사와 김원일 덕성 사외이사, 박요찬 (주)서연 사외이사 등이 윤석열 전 총장과 서울대학교 동문이라는 이유에서다. 덕성의 주가는 지난 3월 2일 6730원으로 시작해 3월 31일 2만 5500원으로 마감했다. 한 달 동안 무려 네 배 가까이 오른 셈이다. 같은 기간 (주)서연은 7530원에서 2만 3300원으로 세 배 이상 상승했다. 윤석열 전 총장의 대선 출마 선언 후 덕성과 (주)서연의 주가는 하락해 현재는 1만 원 후반대 수준이지만 지난해와 비교하면 여전히 비정상적으로 높은 수치다.
카스, 동신건설, 한국종합기술 등은 ‘이재명 테마주’로 꼽힌다. 카스는 전자저울 제조 업체로 조주태 카스 사외이사와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사법연수원 동기다. 동신건설은 본사가 이재명 지사의 고향인 경상북도 안동시에 위치하고, 한국종합기술 사외이사 중에는 ‘이재명지키기범국민대책위원회’ 발기인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회사들 역시 올해 들어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이재명 지사와 연관이 없는 회사라고 주장한다. 카스 측은 “(조주태 사외이사가) 사법연수원 18기로 이재명 지사와 동기인 것은 사실이지만 그 이상의 친분관계는 없다”며 “이재명 지사가 카스의 사업과 관련한 내용은 전혀 없다”고 전했다. 한국종합기술 측도 “사외이사 등이 이재명지키기범국민대책위원회 발기인 명단에 포함된 것은 사실이지만 개인적인 사항으로 한국종합기술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증권가에서는 이 같은 정치 테마주에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 증권가 연구원은 “정치 테마주 중 당선자 관련 종목들은 선거 다음날 주가가 비교적 상승하고 낙선자 관련 종목들은 하락했지만 5일이 지나면 승자와 패자에 관계없이 대부분 급락하는 패턴을 보였다”며 “정치 테마주는 가격 급락 위험에 크게 노출됐다는 점을 인식하고 투자 의사결정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전했다.
박형민 기자 god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