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동호인들이 선수들 후원해 발족…“한 달에 한 번 바둑 테마여행 즐긴 기분”
“원래 포항 팀을 후원하려는 유력 기업이 있었어요.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 수 있는 굉장히 큰 기업인데 부득이한 사정으로 막판에 후원이 좌절됐습니다. 어떻게 할까 고심하다가 우연히 포항시 바둑동호회 ‘일점회’ 노영균 회장님과 상의를 했는데 갑자기 회장님이 이러는 겁니다. '감독님, 우리 아름다운 사고 한번 쳐봅시다'라고. 그래서 그렇게 갑자기 포항팀 창단이 성사됐습니다.”
이성호 포항팀 감독의 말이다. 여기에 일점회 회원 김길자(부단장), 김현숙(주무), 윤분선(주무), 주기돈 코치(경북바둑협회 전무이사)가 힘을 보태면서 사고(?)가 커졌다. 조성호, 김민석, 김동한, 김신유(이상 주니어), 장윤정(여자), 박강수(시니어)로 구성된 포항팀은 평창 경기까지 5승 6패를 기록하며 마지막 인천 경기만 잘 치르면 포스트시즌 진출도 바라볼 수 있었는데 막판 4연패를 당했다.
아쉬울 만도 하지만 팀 관계자들은 개의치 않는 분위기다. 노영균 단장은 “우리 같은 아마추어들이 포항을 대표하는 선수들을 후원하며 동행하는 자체가 너무 즐거웠습니다. 이처럼 품격 있는 대회에 우리 회원들과 한 달에 한 번 바둑 테마 여행을 즐긴 기분”이라고 후원 소감을 말했다.
김길자 부단장도 “우리 선수들을 뒤에서 후원하며 동행하는 느낌이 마치 주말마다 야구장이나 축구장을 찾아 관전하는 기분”이라면서 “내년에도 포항을 대표하는 바둑팀을 다시 구성해서 선수들 성장도 지켜보고 새로운 관전 문화도 창출해보겠다”고 의욕을 밝혔다.
유경춘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