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일부 피해자와 합의한 점 참작”…나머지 가해자 항소심 선고 공판은 내달 열려
22일 대구고법 제1-2형사부는 강제추행, 업무상과실치상, 사기, 폭행, 의료법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안 씨의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7년 6월에 벌금 1000만 원을 선고했다. 이는 1심에서 받은 징역 8년보다 감형된 형량이다. 그외 80시간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7년간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및 장애인 복지기관 취업제한, 7년간 신상정보공개 명령 등은 유지됐다.
재판부는 "(안 씨가) 팀 닥터로 불리면서 여러 선수들을 상대로 마사지를 해준다는 명목으로 추행을 했고 유사강간한 피해자도 있다"면서 "선수들에게 지속적인 구타와 폭행을 저질러 극단적인 선택을 한 선수도 나온 만큼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만 초범이며 범행을 자백하고 반성한 점, 유사강간 피해자가 (안 씨에 대한) 처벌을 바라지 않고 항소심에 이르러 일부 피해자와도 합의한 점을 참작했다"고 감형 이유를 밝혔다.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 팀에서 '팀 닥터'로 불린 안 씨는 의사 면허나 물리치료사 자격증 없이 선수들에게 의료 행위를 하고 치료비 등 명목으로 2억원이 넘는 돈을 받아 챙겨 지난 2020년 7월 13일 경북경찰청에 구속됐다. 그는 또 해당 팀 소속 선수 여러 명을 때리고 폭언 등 가혹 행위를 하거나 일부 여성 선수들에 대해서는 유사강간에 가까운 강제추행을 한 혐의도 받았다.
앞서 1심에서 재판부는 안 씨에게 징역 8년에 벌금 1000만 원을 선고하고 80시간의 성폭력치료프로그램 수강과 7년 동안 신상정보공개 및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및 장애인 복지시설 취업 제한을 명령했다. 안씨와 함께 최 선수에게 가혹행위를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김규봉 감독은 1심에서 징역 7년, 주장 장윤정 선수는 징역 4년, 김도환 선수는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이들에 대한 항소심 선고공판은 오는 8월 9일 열린다.
한편 고 최숙현 선수는 지난 2020년 6월 소속 팀 선수와 관계자들로부터 수차례 구타와 가혹 행위에 시달리다 "나를 괴롭혔던 사람들의 죄를 밝혀달라"는 유언을 남기고 극단적 선택을 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