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셉트 쉽게 생각하고 앱 개발 깊게 파고들라
▲ 스마트폰 사용자들에게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킬러앱’들은 단순한 아이템을 발전시킨 것들이 많다. 오른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다올소프트의 각종 사전 앱, 라디오알람 앱, ‘어썸노트’. |
앱스토어 창업은 크게 ‘계획→개발→성장→도약→확장’의 경로를 거치게 된다. 계획 단계에서 앱 창업자들에게 무엇보다 필요한 역량은 기획력과 기술력이다. 여기서 말하는 기획력이란 앱의 콘셉트와 내용을 만드는 것이며 넓게는 앱을 이용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수익모델을 창안하는 것을 말한다. 기술력은 앱을 효과적으로 구사할 수 있는 능력이다.
물론 창업자 혼자서 기술력과 기획력 모두를 확보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따라서 자신이 어느 영역에 더 많은 비중을 둘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기술력이 부족하다면 전문가와 손을 잡고 파트너십을 이루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다. 당연한 얘기지만 엔지니어가 아니더라도 앱 창업자라면 기본적으로 앱 개발 기술에 대한 관심과 이해가 필요하다.
전문적인 지식이 부족하거나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는 데 도움이 필요하다면 각 기관에서 지원하는 전문 교육 프로그램을 이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중소기업청은 2012년까지 앱 개발인력 1만 명 양성을 위해 2010년 하반기부터 전국에 걸쳐 ‘앱창작터’ 10개소를 지정하고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 앱 개발교육은 2개월 과정이며 기본과정 이후에는 KT SK텔레콤 등과 연계한 전문 심화과정으로 옮길 수 있다.
서울시는 서울산업통상진흥원에 교육을 위탁해 ‘하이서울창업스쿨’을 운영하고 있는데 2010년 하반기 들어 앱 창업 예정자들을 대상으로 지식서비스창업과를 추가로 개설했다. 따라서 기술력이 필요한 창업자라면 앱창작터를, 기획력이 필요한 창업자는 하이서울창업스쿨을 택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전문 교육 과정을 통해 구체적인 계획을 세웠다면 다음은 개발 단계다. 즉 앱을 만들고 앱스토어에 성공적으로 등록을 하는 과정이다. 전문가들은 “개발 단계야말로 고난의 과정이며 인내가 요구되는 시간”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럴 때 정부나 공공기관의 지원은 가뭄에 단비와 같은 존재가 될 것이다.
개발 단계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거나 앱스토어 창업 초보자라면 정부의 ‘1인창조기업지원센터’의 문을 두드려보는 것도 좋다. 이곳에서는 공공장비 지원부터 세미나실까지 다양한 영역의 지원이 포함된다. 또 경영자문, 교육 및 사업연계 등의 서비스, 세무 회계 법률 마케팅 등 전문가가 상담해주는 경영지원 서비스도 연동되어 있다.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에서 직영하는 1인창조기업공공비즈니스센터는 대부분 무료로 운영이 되고 있으며, 1인이 최장 6개월까지 사무실을 사용할 수 있다.
이러한 지원을 통해 개발 과정을 완료했다면 성장 단계에 접어들 차례다. 성장 단계를 거쳐본 창업자라면 그 희열을 잊지 못한다고 한다. 그러나 이 순간이 이어지려면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소비자들의 반응을 체크하면서 신속하게 후속 작품을 연구해야 하는 것이다. 시장 역시 국내에 머무르지 않고 세계로 확장해야 하며 소비자 역시 개인을 넘어 기업 및 정부 사업으로 확대되어야 한다.
도약 단계의 특징은 인지도다. 상품과 기업, 창업자 인지도 등이 형성되면서 다양한 문의가 들어온다. 이때 창업자가 중점을 두어야 할 것은 사업이 더욱 커나갈 수 있는 토대를 만드는 것이다. 앱 사용자들의 후기 모집, 신개발 앱의 시연회를 통해 소비자 네트워크를 형성해야 하는 시기다. 앱 창업자들과의 사업자 네트워크도 필요하다. 강한 연대를 통해 공동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도 있고, 아웃소싱을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과정을 밟았다면 이제는 사무실을 업무시설이 밀집해 있는 오피스 지역으로 이전하도록 한다. 소비자나 관계자들이 방문해서 ‘이 기업은 확실히 성장했구나’라고 느끼는 것은 물론, 늘어난 직원들의 복지나 자부심을 키우기 위해 필요한 전략이다.
이제 앱스토어 창업 성공을 결정짓는 ‘킬러앱’ 발굴 전략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킬러앱이란 등장하자마자 다른 경쟁자를 몰아내고 시장을 완전히 재편할 정도로 인기를 누리는 앱을 말한다. 이러한 킬러앱의 성공 비결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임경수 지식발전연구소장은 “사업 콘셉트가 모호할수록 복잡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킬러앱을 너무 복잡하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한국 앱스토어의 최다 판매량을 자랑하는 킬러앱들은 대부분 모바일 수첩과 모바일 사전이다. 많은 사람들에게 필요하지만 모바일에 없는 것이 바로 킬러앱이라는 것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킬러앱은 ‘어썸노트’다. 이 앱은 지난 2009년 7월 앱스토어에 출시된 이후 2년 동안 국내 앱스토어 인기차트(유료 앱 분야) 톱10을 지키고 있다. 어썸노트는 휴대전화 사용자라면 누구나 즐겨 찾는 메모장을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다. 사실 스마트폰에는 기본적으로 캘린더와 메모장이 탑재되어 있다. 또 앱스토어에도 메모장 기능이 있는 무료 앱이 수십 개에 달한다.
하지만 어썸노트는 메모장을 고급스럽고 간편할 뿐만 아니라 사용자가 마음대로 기록할 수 있는 모바일 플래너(모바일 수첩)로 변화시켰다. 불특정 다수의 사용자들은 틀에 맞춰 일률적으로 제공되는 메모장이 아닌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얼마든지 수정해 쓸 수 있는 수첩을 원했던 것이다.
전문가들은 어썸노트의 사례처럼 ‘카테고리 킬러’를 콘셉트로 초기시장 진입전략을 세울 것을 주문한다. 카테고리 킬러란 원래 유통업에서 사용하는 말로, 특정 품목으로 전문화하고 대형화된 유통할인점을 일컫는다. 하이마트 토이저러스 등이 대표적인 예다.
어썸노트는 유사 앱을 추가로 개발하지 않고 지속적인 업데이트에 주력하고 있다. 이를 통해 플래너 앱 분야에서 부동의 1위를 유지하겠다는 것이 전략이다. 외국어로 번역해 11개국에서 동일한 앱으로 판매하는 확산전략도 병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하루에만 1000여 건의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김미영 객원기자 may424@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