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 네이버 특별근로감독 결과 발표…네이버 “추가 소명할 것”
이번 특별감독은 지난 5월 25일 노동자 사망사건이 발생한 이후 ‘직장 내 괴롭힘’을 비롯한 조직문화와 근로조건 전반에 대한 심층적인 점검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실시하게 됐다. 고용노동부는 사안의 중요성을 감안해 중부지방고용노동청과 성남지청을 중심으로 특별근로감독팀을 구성해 지난 6월 9일부터 지난 23일까지 특별감독을 진행했다.
고용노동부의 조사결과 사망한 노동자는 직속 상사로부터 지속적으로 폭언과 모욕적 언행을 겪고, 의사결정 과정에서도 의도적으로 배제되었으며, 과도한 업무 압박에 시달려 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네이버는 사망 노동자에 대한 직장 내 내 괴롭힘 사실을 사전에 인지하고서도 사실확인을 위한 조사를 진행하지 않는 등 ‘사용자의 조치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 더불어 긴급하게 분리 조치를 한다는 명목으로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를 소관업무와 무관한 임시 부서로 배치하고, 직무를 부여하지 않는 등 불합리한 처우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직장 내 괴롭힘 등 조직문화를 진단하기 위한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의 절반 이상(52.7%)이 최근 6개월 동안 한 차례 이상 직장 내 괴롭힘을 겪었다고 응답했다. 폭언‧폭행 및 직장 내 성희롱에 대한 설문조사에서도 피해를 직접 겪었거나(폭언‧폭행 8.8%, 성희롱 3.8%) 주변 동료의 피해 사례를 보거나 들은 적이 있다(폭언‧폭행 19%, 성희롱 7.5%)는 응답이 일부 나왔다.
이밖에도 네이버는 최근 3년간 전‧현직 직원에게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 등 금품 86억 7000여만 원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은 사실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임신 중인 여성 근로자에 대해 시간 외 근로를 하게 할 수 없음에도 최근 3년 간 12명에 대해 시간 외 근로를 시킨 사실이 확인되는 등 노동관계법 위반이 다수 적발됐다.
이에 고용노동부는 △직장 내 괴롭힘 신고자에 대한 불리한 처우 △임금체불 △임산부 보호 위반 등 노동관계법 위반사항은 사건 일체를 검찰로 송치하고, 과태료 부과 처분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고용노동부의 특별감독에 대해 네이버는 “이번 사건을 겪으면서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해서는 보다 심도 깊고 선제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깨닫게 됐다”며 “네이버 경영진들은 책임감을 갖고 진심을 다해 변화를 만들어 나가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그러나 네이버는 “네이버 경영진이 직장 내 괴롭힘 사실을 사전에 인지하고서도 조사 진행이나 별도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추가적으로 소명 드릴 사항이 있어 향후 조사과정에서 좀 더 소상히 설명 드리겠다”며 “더불어 직장 내 괴롭힘 신고자에 대해 불리한 처우를 했다는 내용은 사실과 다르며, 관련 내용은 향후 조사과정에서 성실하게 추가 소명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또 “연장근로를 신청한 경우 해당 수당을 미지급한 경우는 없었다”며 “이번 특별근로감독 결과는 회사 내에서의 자율적 생활 부분 등 네이버만의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정확히 반영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여다정 기자 yrosadj@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