훗카이도 ‘도요니 호수’ 과자 CF 등장으로 유명세…공중서 보는 ‘하트 장관’에 원시림·희귀종 등 볼거리
사방이 울창한 숲으로 둘러싸인 도요니 호수는 신비롭게도 하트 모양을 하고 있다. 인터넷 상에는 합성된 하트 모양의 호수 사진들이 넘쳐나지만, 실제로 이 같은 형태를 한 자연 호수는 세계에 몇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래 도요니 호수는 이름 난 관광지는 아니었다. 일본 매체 ‘타비진’에 따르면 “오래전부터 살아온 원주민 아이누족들에게는 ‘신들이 사는 호수’라 불렸다”고 한다. 일부만이 알던 이 아름다운 호수는 2013년 홋카이도 명물과자인 ‘시로이 고이비토(하얀 연인)’ CF에 등장하면서 일약 유명해졌다. 현지인들조차 하트 호수가 홋카이도에 있다는 사실을 몰랐기 때문에 단박에 화제를 불러 모았다.
사람들은 경이로운 자연풍광을 보기 위해 홋카이도로 몰려들었고, 도요니 호수는 하룻밤 사이 인기 관광지로 거듭났다. 다만, 하트 모양이 또렷이 보이는 건 하늘에서 내려다볼 때뿐이다. 많은 관광객이 ‘지상에서는 그 모습을 확인할 수 없다’는 사실에 아쉬워하자, 2015년 ‘유람비행’ 서비스가 등장했다. 헬리콥터를 타고 상공에서 하트 호수를 바라볼 수 있게 한 것이다.
공중에서의 전망은 언제 봐도 힐링이지만, 특히 호수 주변이 붉게 물드는 가을에는 그야말로 환상적인 풍경을 자아낸다. 단풍 시기인 9월 중순부터 10월 초가 절정이라고 한다. 반면 고요함을 선호하는 이들은 헬리콥터 관광 대신, 호수를 따라 난 산책로를 거닐며 삼림욕을 한다.
도요니 호수는 히다카산맥의 깊은 산중에 위치해 있다. 원시림이 우거진 숲길이 워낙 아름다운데다, 세계적 희귀종인 우는토끼를 만나볼 수 있다는 소문이 나 일부러 찾아오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우는토끼는 인기 애니메이션 ‘포켓몬스터’의 주인공, 피카츄의 실제 모델로도 유명하다.
얼마 전 일본인 포토그래퍼 히로키 노세(@hirokingraphy)는 상공에서 촬영한 도요니 호수 사진을 트위터에 올려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인공 구조물이 전혀 없으며, 온통 초록 물결이다. 빽빽한 원시림에 둘러싸인 호수는 틀로 찍어낸 듯 진짜 하트 모양이다. 더욱이 호수가 거울처럼 하늘과 구름을 그대로 비춰낸다.
히로키가 올린 사진은 4만 개에 가까운 ‘좋아요’를 받았다. “이렇게 예쁜 하트를 자연이 빚어냈다니 놀랍다”라는 의견부터 “연애운이 상승할 것만 같은 사진이다” “넋을 놓고 바라봤다” “하트 호수에 가면 사랑을 성취할 수 있을까” 등등의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