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드라마 종영 파티에서 첫 만남…13년 인연 끝에 임신 갈등→소송까지
2일 오전 연예매체 디스패치의 단독 보도에 따르면 김용건은 지난 2008년 한 드라마 종영파티에서 만난 A 씨와 약 13년 간 관계를 이어오다가 지난 3월 A 씨의 임신 소식을 알게 됐다. 76세라는 나이가 부담스러운 탓에 현실적인 이유로 출산을 반대한 김용건과 A 씨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서 A 씨는 김용건을 지난 7월 24일 '(낙태)강요 미수죄'로 고소하기에 이른다.
A 씨는 "13년을 숨어서 만났는데 이제는 뱃속에 있는 생명까지 지우라고 한다"며 "김용건 씨의 (남은) 삶이 소중한 만큼, 한 여자의 인생도 중요하다. 이기적이며 무책임하다"고 호소했다. A 씨는 최근 경찰에 출두해 고소인 조사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김용건과 A 씨는 세 번의 '띠 동갑'을 넘어서는, 39세의 나이 차로 대중들을 먼저 놀라게 했다. 13년 전에 인연을 맺었다고 밝힌 만큼 A 씨는 24세, 김용건은 63세에 만난 셈이 된다.
김용건은 1996년 전처와 이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09년 김용건의 아들이자 배우 하정우가 MBC '무릎팍도사'에 출연해 처음으로 아버지의 이혼 사실을 밝혔다. 김용건 역시 같은 시기 이 사실을 인정했다. 이혼 사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그 이후 재혼 등과 관련한 별다른 소식이 없었던 만큼 갑작스런 김용건의 '막둥이' 뉴스는 대중들을 두 번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다. 심지어 고소전으로까지 비화된 상황에서 김용건의 입장에 눈길이 모아질 수밖에 없었다.
2일 보도가 이어지자 직접 낸 입장문에서 김용건은 "최근까지 상대방에게 '출산을 지원하고 책임지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전했기에 솔직히 상대방의 고소를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라며 "축복받아야 할 일이 제 잘못된 처신으로 어그러진 것은 아닌지, 무엇보다 태어날 아이가 피소 사실을 알게 될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한없이 무겁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상대방(A 씨)과는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 자식들이 독립하고 난 후 빈 둥지가 된 집에 밝은 모습으로 가끔 들렀고, 혼자 있을 때면 외부에서 식사를 배달시켜 주기도 해 고마운 마음이 있었다"라며 "매일 연락을 주고 받거나 얼굴 보는 사이는 아니었어도 만날 때마다 반갑고 서로를 챙기며 좋은 관계로 지냈다"고 털어놨다.
이어 "저는 2021년 4월 초, 상대방으로부터 임신 4주라는 소식을 들었다. 서로 미래를 약속하거나 계획했던 상황이 아니었기에 기쁨보다는 놀라움과 걱정부터 앞섰다"라며 "제 나이와 양육 능력, 아들들을 볼 면목, 사회적 시선 등 모든 것들이 한꺼번에 몰려왔다"고 말했다. 당시 누구와도 이 상황을 의논할 수 없었기에 A 씨에게 자신의 상황을 호소하며 '아이를 낳을 수 없다. 현실적으로 무리다'라고 말했다고도 설명했다. "애원도 해 보고 하소연도 해 보고 화도 내 보았으나 상대방은 생명의 소중함을 강조했고 2021년 5월 21일 자신의 변호사와만 이야길 하라며 저의 연락을 차단했다"는 게 김용건의 주장이다.
김용건은 그러면서 "조금 늦었지만 저는 체면보다 아이가 소중하다는 당연한 사실을 자각하고, 아들들에게 임신 사실을 알렸고, 걱정과 달리 아들들은 새 생명은 축복이라며 반겨줬다"며 "아들들의 응원을 받으며 2021년 5월 23일부터 최근까지 상대방과 상대방 변호사에게 '순조로운 출산과 양육의 책임을 다하겠다'라는 뜻을 여러 차례 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상대방의 상처 회복과 건강한 출산, 양육을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 혹여라도 법에 저촉되는 바가 있어 책임질 일이 있다면 당연히 질 것"이라며 "저는 그 어떤 따가운 질책도 감당할 수 있다. 다만 임신 중인 예비 엄마와 태어날 아이를 위해서 자극적인 보도나 댓글은 자제해 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반면 A 씨 측의 입장은 김용건과 다르다. 애초에 연락을 차단한 적도 없었으며 A 씨가 변호사를 선임함과 동시에 김용건이 갑자기 입장을 바꿨을 뿐이라는 것이다. A 씨 측 선종문 법무법인 광야 대표 변호사는 이에 대해 "김용건 씨의 입장문 중 사실과 다른 부분이 많다"며 법적인 절차는 그대로 진행할 것임을 강조했다. 책임을 A 씨에게만 떠넘길 것이 아니라 김용건의 진심 어린 사과와 반성이 전제돼야 한다는 것이 A 씨 측의 주장이다.
한편 김용건은 1967년 KBS 7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해 드라마와 영화, 예능 등 다방면에서 왕성한 활동을 해 온 배우다. 마찬가지로 배우로 활동 중인 두 아들 하정우(본명 김성훈·43) 차현우(본명 김영훈·41)을 두고 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