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품받은 지투엠 “참존 요구 수용해 매출 77% 손해”…“사실무근” 참존, 광고모델 무단 사용 형사고발로 맞서
8월 6일 (주)지투엠글로벌(지투엠)은 (주)참존이 불공정거래행위,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행위 등 공정거래법을 위반했다며 공정위에 신고했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해당 신고에 대한 조사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지투엠은 3월부터 참존의 제품 총판 격인 (주)아이비알, (주)이노바인코리아와 참존의 KF94 마스크 3종과 톤업핏 마스크 4종에 대한 납품 계약을 체결한 뒤 이를 판매해왔다.
지투엠은 참존에서 권장 가이드라인을 통해 재판매가격을 사실상 강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모든 업체는 총판을 통해 공급받은 마스크를 소비자에게 유통 시 KF94(750원), 톤업핏 마스크(960원)에 판매해야만 했다. 이 밖에도 배송비 2500원, 판매 매수 단위 등을 강제 혹은 종용했고 유통도 소매만 가능했다는 것이 지투엠의 주장이다.
반면 참존은 본사 직영몰 등을 통해 톤업핏 마스크(600원), 무료배송 등 온라인 최저가로 판매했다. 공정거래법 제29조에 따르면, 사업자가 거래상대방인 사업자에게 최저가격을 준수하도록 강제하거나 구속조건을 부가하는 등의 행위는 가격경쟁을 제한하고 사업자의 자율성을 침해하는 위법 행위다.
또 지투엠은 참존이 거래상 지위를 이용해서 부당하게 영업비밀에 해당하는 거래처 리스트 제공을 요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투엠은 “참존 요구에 따라 거래처 정보를 제공했고, 영업권 보호를 약속받았다”며 “그런데 참존 측이 위법한 요구를 수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물품 공급을 중단했고, 제공한 거래처를 다른 사업자를 통해 영업하고 판매 활동을 해 상당한 수준의 피해를 끼쳤다”는 입장이다.
지투앰은 참존의 요청을 모두 수용하면서 매출액 약 77%를 손해봤다고 주장하고 있다. 3월 18일부터 6월 15일까지 쿠팡 플랫폼 판매통계 시스템에 따르면 지투엠의 매출액은 약 9894만 원이었다. 참존의 부당한 요청이 수용하지 않았다면 4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수 있었다는 것이 지투엠의 주장이다.
이 같은 참존의 행태는 현행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정거래법 제23조(불공정거래행위의 금지)에 따르면, 자기의 거래상의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해 상대방과 거래하는 행위, 거래 상대방의 사업활동을 부당하게 구속하는 조건으로 거래하거나 다른 사업자의 사업활동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 참존의 재판매가격 설정도 제29조(재판매가격유지행위의 제한)를 저촉하는 행위다.
특히 공급업자는 거래상의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해 대리점의 경영활동을 간섭하거나, 계열회사 또는 다른 사업자로 하여금 이를 행하도록 해서는 안 된다고 대리점법 제10조에 명시돼 있다.
지난 6월 지투엠은 “위법행위 중단 및 재발방지, 손실액에 대한 대안 등을 참존에 요구했고, 이를 위한 방안이 조속하게 강구되지 않으면 민사상 손해배상청구 등 모든 법률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내용증명을 참존에 보냈다.
이런 가운데 지난 7월 참존은 저작권 침해 행위로 지투엠을 형사고발하며 대응에 나섰다. 마스크 제품 광고모델인 장나라와 비 이미지를 지투엠에서 무단사용했다는 것이 이유다.
정민욱 지투엠 대표는 “참존은 모든 업체에 마스크 판매할 때 광고모델 이미지를 사용하도록 해줬다. 하지만 재판매가격을 위반하면 저작권 위반으로 형사고소하겠다고 협박했고, 실제로 이어진 것”이라고 반박했다.
참존은 지투엠에 직접적인 지시를 할 위치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총판 업체과 납품업체 간의 문제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 참존은 “재판매가격을 설정하지 않았고, 지투엠에 직접 거래처 정보 제공을 요구한 적도 없다. 모두 사실무근”이라며 “이 같은 지투엠의 행보는 형사고소에 의한 압박감에 기인한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투엠은 본사 서 아무개 팀장으로부터 (주)아이비알, (주)이노바인코리아가 공식 총판이라는 점을 확인 받았고 계약서에 '참존으로부터 오는 내용을 적극 수용하고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언제든 물품 공급을 중단할 수 있다'는 내용의 특약이 있다는 점을 들어 이들 업체와 본사의 연관성이 높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지난해 매출액 730억 원, 영업적자 38억 원을 기록한 참존은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대유행)에 따라 신 사업으로 마스크를 택했다. 지난 3월 참존은 KF94 식약처 품목 허가 및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의 피부 자극 테스트를 완료한 보건용 KF94 마스크를 출시했다.
4월에는 한국의류시험연구원으로부터 마스크 안감 소재의 피부 자극 테스트를 완료한 톤업핏 마스크 4종을 추가로 출시했다. 6월에는 여름 시즌 신제품 ‘톤업핏 KF-AD 마스크’를 출시했다고 밝혔다. 장나라와 가수 비 등을 모델로 내세워 공격적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허일권 기자 onebook@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