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가치 거짓으로 부풀린 혐의 등 수사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10일 업무상 배임 등 혐의를 받는 박영호 전 KT&G생명과학 대표와 KT&G 본사 직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3일 밝혔다. 해당 구속영장은 서울중앙지검이 검토한 뒤 청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KT&G는 2016년 KT&G생명과학의 기업가치를 부풀려 영진약품과 합병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KT&G생명과학이 희귀질환인 ‘멜라스 증후군’과 당뇨 치료제로 개발 중이었던 ‘KL1333’의 전임상에서 독성이 검출된 사실을 알고도 이를 기업가치 평가에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다는 내용이 알려지면서다.
금융감독원은 당시 투자자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며 합병신고서를 세 차례 반려했다. 하지만 2017년 1월 합병이 강행됐다.
경찰은 KT&G가 영진약품과 KT&G생명과학을 2017년 부당하게 합병했다는 첩보를 입수한 뒤 지난해 5월 수사에 착수했다. 올해 1월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KT&G 서울 본사를 상대로 약 7시간에 걸친 압수수색을 진행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다른 피의자들을 상대로도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KT&G 관계자는 “합병 관련 의혹은 사실과 다르다”라며 “수사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소명할 것”이라고 전했다.
정소영 기자 upjs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