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영상메시지 “모든 할머니 살아계실 때 한 풀어드리지 못해 죄송”…“역사적 진실 토대 위에 용서·화해 미래 꽃피도록 할 것”
문재인 대통령은 8월 14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을 맞아 영상기념식 메시지에서 “국내·외 법정과 증언장에서 울려 퍼진 할머니들의 증언은 여성의 인권과 평화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관심과 논의를 크게 진전시켰다”며 “할머니들께서 역사를 바꿔 오셨다. 전쟁과 전후, 수많은 고난과 역경을 딛고 일어나 꺾이지 않는 인간의 존엄을 증명해주신 할머니들께 깊은 존경과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고 김학순 할머니가 피해사실을 공개 증언한지 30년이 지났다며 일본의 잘못된 태도를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30년 전 ‘일본군대 위안부로 강제로 끌려갔던 김학순입니다’ 이 한 문장의 진실이 세상에 나왔다”며 “김학순 할머니를 비롯한 피해 할머니들은 가슴에 묻어온 고통을 증언했고, 우리는 할머니들을 통해 결코 잊을 수 없는 역사를 성찰할 수 있었다. 할머니들께서 역사를 바꿔오셨다”고 강조했다.
이어 “인간의 존엄과 권리를 지키는 일이 역사를 바로 세우는 일”이라며 “공동체의 발전과 사회의 성숙 역시 피해자의 아픔을 보듬는 일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우리는 깊이 깨달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30년간 많은 피해자 할머니들이 돌아가셔, 정부에 등록된 240명의 중 14명만 생존해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모든 할머니가 살아계실 때 한을 풀어드리지 못해 죄송하다. 정부는 존엄의 회복을 요구하면서 싸워온 할머니들의 역사를 결코 잊지 않고 있다”며 “‘피해자 중심 문제 해결’이란 국제사회의 원칙과 규범을 확고히 지키면서, 한 분 한 분의 명예가 회복되고 마음의 상처가 아물 수 있도록 소통하고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문 대통령은 위안부 문제의 해결이 불행한 과거를 되풀이하지 않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할머니들의 증언과 시민사회, 학계의 노력으로 만들어진 역사적 진실의 토대 위에 용서와 화해의 미래가 꽃필 수 있도록 하겠다”며 “추가적인 기록물의 발굴부터 연구와 보존, 전시의 추진까지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한일 양국과 세계의 젊은이들이 피해 할머니들의 삶 속에서 서로를 이해하기를 바란다”며 “‘역사의 정의’로 이어진 기억과 연대의 길을 함께 걸을 수 있도록 항상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끝으로 문 대통령은 “내일은 76주년을 맞는 광복절이다. 할머니들의 명예를 회복하고 아픔을 치유하는 일은 한 사람의 광복을 이루는 것이며 ‘완전한 광복’에 한 걸음 더 다가가는 길”이라며 “우리에게 인권과 평화를 향한 희망과 용기, 연대와 포용이라는 위대한 유산을 물려준 할머니들께 경의를 표하며, 부디 오래도록 건강하게 우리 곁에 계셔 주시길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