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시까지 공개된 녹취록 원본이라도 내놔라…일부만 밝혀도 ‘저거’ 의미 명확해질 것”
원 전 지사는 8월 18일 오후 3시쯤 일요신문과 인터뷰에서 녹취 원본 전문을 공개하라고 한 이유를 두고 “어젯밤(17일) 이 대표가 녹취록이라고 해서 중간 중간 오타가 많은 녹취를 공개했다. 국민이 잘못 이해하거나 의미 자체가 잘못 유도될 수 있는 원인을 제공했기 때문에 전문을 공개하라고 한 것”이라며 “전문 공개가 어렵다면, 어제 공개한 그 부분만이라도 원본이 나오면 의미가 명확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원 전 지사는 “난 양심을 걸고 말한다. 맥락과 어조, 어감을 봤을 때 윤석열을 지칭한 것이 맞다”며 “양심을 건다는 건 모든 책임을 지겠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8월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원 전 지사와 나눈 18분 정도의 통화 내용 가운데 논란이 일고 있는 일부를 공개했다. 논란의 핵심은 이 대표가 원 전 지사에게 또 다른 국민의힘 대권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두고 ‘곧 정리될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는지 여부였다.
이 대표가 공개한 녹취록을 보면, 이 대표는 원 전 지사에게 “제가 봤을 때는 지금. 네 저쪽에서 입당 과정에서도 그렇게 해가지고 이제 세게 세게 얘기하는 거지 예 저거 지금 저희하고 여의도 연구원 내부 조사하고 안 하겠습니까. 저거 곧 정리됩니다. 지금”이라고 발언했다. 이 대표는 해당 녹취록을 음성파일을 문서파일로 자동변환해주는 인공지능을 활용해 만들었다고 밝혔다. 대화 내용이 매끄럽지 않고, 오타가 발견되는 이유다.
이 대표가 녹취록 일부를 공개했지만, 해석이 엇갈리며 ‘저거’가 가리키는 것인 윤 전 총장인지를 둘러싸고 여전히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원 전 지사는 “‘저거’는 추상적인 갈등을 말하는 것이고, 추상적인 갈등이 정리될 것이라는 말이라고 하는데, 그건 이 대표가 자기 해석을 갖다 붙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원 전 지사는 ‘저거 곧 정리됩니다’ 바로 전에 있는 발언인 ‘저희하고 여의도 연구원 내부 조사하고 안 하겠습니까’에서 실제론 ‘저희하고’가 아닌 ‘저희라고’였다고 설명했다. 원 지사는 “그건 인공지능이 잘못 받아쓴 거다. 저희하고가 아니라 저희라고가 맞다”며 “(이준석 대표가) ‘윤석열 캠프에 이런저런 것들이 막 있다. 저희라곤 안 알아봤겠느냐, 뭐가 없는 줄 아느냐’라는 취지로 말한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원 전 지사는 문제의 발언이 나오기 전 어떤 이야기를 나눴느냐는 질문엔 “시시콜콜 얘기하고 싶지 않다”면서도 “(이 대표가) 윤석열 캠프에 대한 분노 어린 비판을 많이 했다. 그리고 (윤석열 후보의) 여론조사 지지율이 떨어진다는 골자로 얘기했다”고 전했다.
또 원 전 지사는 “녹취록 일부를 공개했는데, 전문을 공개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며 “나에게 어떤 불이익이 있어도 괜찮다. 공개하라”고 말했다.
원 전 지사는 휴대폰 기종을 묻는 말에 “삼성을 쓴다”면서도 통화를 녹취하지 않았냐고 묻자 “자동 녹음 기능을 설정해두지 않았다”고 답했다. 원 전 지사는 해당 녹취 파일을 가지고 있지 않으냐는 질문에 “그건 대답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박현광 기자 mua12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