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1일 방송되는 KBS '표리부동' 8회에서 온보현, 택시 연쇄 살인사건을 다룬다.
1994년 9월 경기도의 한 야산에서 마치 처형식이라도 한 듯 손발은 나무에 묶이고 머리에는 비닐봉지를 쓴 기이한 모습의 여성 시신 한 구가 발견된다. 그로부터 며칠 후 경북의 한 도로변에서 배와 허벅지를 찔린 처참한 모습의 여성 시신이 또 발견됐다.
두 여성의 공통점은 택시를 탄 후 실종되었다는 것인데 그녀들은 왜 그렇게 잔혹하게 발견된 걸까. 연달아 일어난 끔찍한 사건의 범인을 공개수배 한 그날 서초경찰서를 찾아온 한 남성이 있었다.
"자수하러 왔습니다. 내가 지존파보다 더한 놈이요."
그의 정체는 연쇄 강간 살인 택시 드라이버 '온보현'이었다. 야심한 밤 택시 기사로 위장한 온보현은 폭주 기관차처럼 하루, 이틀 간격으로 6명의 부녀자를 납치, 강간하고 그중 2명을 괴이하고도 잔인한 방법으로 살해했다.
온보현의 첫 살인은 모두가 잠든 새벽 한 야산에서 이뤄졌다. 피해자 허 씨를 나무에 묶고 얼굴에 비닐봉지를 씌운 후 "도망가지 않으면 살려주겠다"라는 말을 남기고 사라졌다.
허 씨는 그 틈을 타 필사적으로 노끈을 풀고 도망치려 했는데 그런 그녀에게 돌진해 공격한 한 사람이 있었으니 그녀의 모습을 줄곧 지켜보고 있던 온보현이었다.
결국 소름이 돋을 정도의 잔인하게 허 씨를 살해한 온보현. 하지만 또 다른 피해자 노 씨를 성폭행한 후엔 직접 그녀의 집 앞까지 데려다주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를 두고 범죄분석가 표창원은 한 생명을 쥐락펴락할 수 있다는 우월감을 느끼기 위한 선택적 살인이 목적이었을거라는 의견이다.
범죄분석가 표창원과는 달리 범죄심리학자 이수정은 온보현이 성폭행을 통해 자신의 성적 판타지를 구현한 것일 뿐이라고 분석한다. 여성에 대한 열등감을 가지고 있던 온보현의 진짜 목적은 살인이 아닌 성폭행이었을 것이라는 것.
'지존파보다 더한 놈이라는 걸 보여주기 위해 자수했다'고 큰소리쳤던 온보현이 사실은 공개수사의 압박 때문에 자수를 한 것이라는데 이수정은 온보현의 범행일지에서 무엇을 본 것일까.
온보현 사건의 피해자 아버지는 말한다. "이 사건을 단순히 개인의 비극으로 치부하지 말고 사회 전체가 자성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무고한 피해자들과 그 가족들에게 영원히 회복될 수 없는 참담한 상처를 준 최악의 '택시 연쇄살인마' 온보현의 실체를 낱낱이 파헤쳐본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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