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장기화 속 억눌린 여행소비심리 폭발…제주-강원-부산 순으로 관심 높아
여행 리서치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는 2015년부터 현재까지 ‘주례 여행행태 및 계획조사’를 통해 매주 500명씩 1년 52주, 연간 2만 6000명의 여행소비자들의 국내 여행지 관심도 변화를 추적하고 있다. 이를 통해 코로나19 사태 전후 국내 여행지에 대한 관심도 추이를 비교해 볼 수 있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여행지에 대한 관심도는 조사를 시작한 2015년 8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관심도 1위는 역시 제주다. 제주는 관심도 65%를 차지했으며 이전 최고치였던 2016년 상반기의 64%를 넘어섰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상반기에 비하면 관심도가 11% 상승하며 상승폭도 가장 컸다. 제주는 국내 여행지 중 국민 최선호 지역으로 코로나19 이후 해외여행 대체지로서도 주목받고 있다.
그 뒤로 강원이 관심도 55%로 2위, 부산이 45%로 3위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이전인 2년 전과 비교하면 강원도는 10%포인트(p) 폭으로 상승한 반면 부산은 1%p 상승에 그쳤다. 부산은 여행지이기 전에 대도시라는 점에서 코로나로 인해 타격을 받았던 지역이기도 하다. 하지만 부산 역시 올해 들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관심도를 회복했다.
이어서는 전라권이 28%, 수도권이 26%, 경상권이 23%, 충청권이 21% 순으로 여행소비자의 관심도를 끌었다. 코로나19 전후로 관심도가 비슷한 수도권을 제외하면 국내 대부분의 지역이 코로나19 이전보다 여행지로서의 관심도는 4~5%p 상승했다.
7월 초부터 확산된 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국내여행 수요는 잠시 하락세를 보이기도 했으나 대체로 코로나19 이전을 넘어 조사 이래 최고 수준이다. 최근 일일 확진자 수가 2000명선을 오르내리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4단계로 격상되면서 여행지에 대한 관심도가 잠시 급락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여름휴가를 보낼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인 8월에 들어서자 다시 상승으로 반전하는 모습이다.
컨슈머인사이트 소비자동향연구소는 “코로나19로 인한 위험에 대해 국민 전체적으로 둔감해진 부분이 있고, 상당기간 억제된 여행소비 지출 심리의 반작용으로 국내여행 소비심리가 살아났다”고 분석했다.
지난 5년 동안의 추이를 비교해 보면 제주, 강원, 경상권, 충청권은 올해 상반기 관심도가 최고치를 경신했고 부산, 전라권, 수도권도 최고치에 1~2%p 차이로 근접했다. 확진자 증가와 거리두기 강화로 단기간 여행 욕구는 다소 억눌렸지만 그 시점만 지나면 소비자는 더 큰 폭으로 여행 욕구를 분출시키는 것을 볼 수 있다.
코로나19 이후 월별 국내여행지 관심도 역시 확진자수 증감에 따라 어느 정도 등락은 있지만 꾸준한 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코로나19 직전과 비교해 봐도 2021년 8월 2주 기준으로 관심도는 제주가 4%p, 강원이 11%p 올랐으며 부산과 수도권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도 대부분 상승했다.
다수의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코로나19가 종식돼 활동의 제약이 풀리고 해외여행이 상당 수준 회복될 때까지는 국내여행에 대한 관심이 쉽사리 식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컨슈머인사이트 소비자동향연구소는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국내여행에 대한 높은 관심도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코로나19가 종식되거나 '위드 코로나' 시대가 되어 억눌린 여행욕구를 발산할 수 있게 될 때, 과연 어떤 행태로 여행욕구가 표출될지도 주목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송이 기자 runaindi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