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의 46.7% 탈모 겪어…모발 이식은 기본, 레이저 헬멧·가정용 생발기 등 아이디어 상품 인기
최근 CCTV 보도에 따르면 중국 탈모 인구는 대략 2억 5000만 명 정도로 추산된다. 국민 6명 중 1명은 탈모인 셈이다. 이 중 남성은 1억 6300만 명, 여성은 8700만 명 정도다. 놀랍게도 전체 응답자의 63.1%가 35세 미만으로 나타났다. 탈모 인구가 매년 15~18%씩 늘어나고 있다.
‘MOB 연구소’가 2021년 발표한 ‘1990년대생 탈모 조사결과’에 따르면 20대의 46.7%가 탈모를 겪고 있었다. 20대 여성 43%, 20대 남성 51%가 탈모를 호소했다. 이 조사에서 대학생 10명 5명은 탈모가 이미 시작됐다고 답했다. 지역별로는 대도시인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에 탈모 인구가 가장 많았다. 직업별로는 남성의 경우 IT‧통신 종사자, 여성은 광고 영업 분야 종사자의 탈모 비율이 높았다.
과거에 비해 탈모 연령이 낮아진 이유는 무엇일까. 탈모라고 응답한 20대 중 절반이 학업, 취업 등 극심한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했다. 운동 및 수면 부족, 나쁜 식습관, 잦은 염색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특히 수면의 질을 따로 조사한 부분에서 탈모를 경험한 20대의 46%가 잠을 잘 자지 못했다.
20대 탈모인구 10명 중 8명은 걱정이 크다고 답했고, 37.7%가 우울증을 느낀다고 했다. 이들은 탈모가 외모에 악영향을 미치고, 이로 인해 연애와 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탈모를 치료 또는 방지하기 위해 20대의 60%가량이 평균 500위안(9만 원가량)을 지출한 적이 있었다.
20대가 탈모를 방지하기 위해 가장 많이 선택한 방법은 탈모 샴푸였다. 조사 결과 20대 탈모 인구의 60%가 탈모 샴푸를 쓰고 있었다. 가장 효과적인 대책은 모발 이식이 20%로 1위를 차지했다. 한 20대 여대생은 “모발 이식 수술이 근본적인 해결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가격이 너무 비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탈모 샴푸가 모발 개선에는 도움을 주지만 탈모를 방지하는 데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모발이식 역시 ‘동쪽 벽을 헐어서 서쪽 벽을 보수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설명한다. 한 전문가는 “탈모인들의 최우선 과제는 생활 습관을 개선하고 편안한 마음가짐을 갖는 것이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모발을 새로 심더라도 다시 시들어버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탈모로 고민하고 있는 20대를 사로잡은 앱이 최근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을 보정해주는 메이투슈슈는 최근 ‘모발생성’ 기능을 추가했다. 지난 2월 메이투슈슈는 20대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젊은층이 ‘가장 신경 쓰는 보정 부분’은 피부, 다크서클, 헤어라인 순이었다.
메이투슈슈는 사용자에게 최적의 헤어라인을 만들어주기 위해 AI 기술을 도입했다. AI는 얼굴 크기와 모양, 헤어 상태 등을 고려해 자연스러운 라인으로 보정한다. 원하는 앞머리도 생성할 수 있다. 머리를 덧붙이거나 빼는 것뿐 아니라, 볼륨, 스타일, 헤어라인 조정 등 사용자가 원하는 헤어를 선택할 수 있다.
최첨단 과학기술을 활용한 장치들도 각광을 받고 있다. 레이저 헬멧, 레이저 탈모치료기 등이다. 동방의 묘약으로 불리며 해외로 수출되고 있는 탈모 샴푸 ‘장광101’이 대히트를 치자 아류작들도 속속 나오고 있다. 하지만 탈모 퇴치 의사로 유명한 쩌우창은 “샴푸는 보조 역할이다.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상하이대 경영학원 부교수 유인빈향은 “탈모 시장은 미래에 엄청난 부가가치를 낳을 것이다. 아직 포화 상태가 아니다. 아직 탈모를 해결할 수 있는 확실한 제품이 없기 때문에 그만큼 더 많은 연구가 이뤄질 것이고, 발전 여지가 많다”고 했다. 실제 중국에선 집에서 머리를 나게 할 수 있는 ‘가정용 생발기’, 가발보다 진화한 ‘헤어 모자’와 같은 아이디어 상품들이 개발되고 있다.
헤어를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옹화의료’의 눈부신 발전은 탈모 인구 급증의 단면을 보여준다. 옹화의료는 머리뿐 아니라 구레나룻, 속눈썹, 수염 등을 관리해준다. 또한 탈모, 가발, 비듬 제거, 두피 관리 등의 서비스도 제공한다. 2010년 설립 후 현재 전국 30개의 분점을 내며 10여 년 만에 대형 프랜차이즈로 성장했다. 옹화의료는 자사 제품에 들어가는 식물을 기르는 ‘식물발전소’도 전국에서 51개를 운영 중이다.
옹화의료 창립자 장옥은 올해 나이 35세다. 그는 2005년부터 탈모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2010년 옹화의료를 세웠다. 장옥은 “수요가 있는 곳에 시장이 있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했다. 탈모 인구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는데, 이는 맞아 떨어졌다.
중국=배경화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