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 종로·6월 서울시장 선거 차출설, 이재명 안정감 보완 효과…정세균 측 “무슨 출마” 일축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국회의원직 사퇴 후 서울 종로 보궐선거 후보는 대선 후보와 러닝메이트 관계로 묶였다. 내년 3·9 대선과 함께 치르는 재보궐 선거 지역은 종로와 서초갑을 비롯해 최대 5∼6곳에 달할 전망이다. 이어 내년 6월 1일에는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열린다. 정치권 인사들은 “러닝메이트 조합을 둘러싼 여야의 수싸움도 내년 선거 빅 이벤트의 변수”라고 밝혔다(관련기사 대선후보 러닝메이트로 격상? 종로 보궐선거 달아오르는 까닭).
당 안팎에선 정세균 전 총리 역할을 두고 ‘서울 종로’와 ‘서울시장’ 출마가 동시에 거론된다. 여당에서 애초 거론된 종로 보선 후보군은 임종석 전 청와대 대통령 비서실장,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등이었다.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이 정국 메가톤급 변수로 부상한 직후엔 ‘정세균 등판설’이 꿈틀댔다. 범여권 한 관계자는 “이 지사의 약점을 보완할 도덕성을 갖춘 인사들이 주목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재명-정세균 러닝메이트의 강점으로는 △이재명 도덕성 리스크 최소화 △후보 안정감 보완 등을 꼽았다.
대통령 빼곤 다 해본 정 전 총리는 합리적 리더십의 대명사다. 백봉신사상 최다 수상자(15회)이기도 하다. ‘사람 세 명만 있으면 정세균이 온다’는 말처럼 대중 친화적이다. 민주당 의원실 한 보좌관도 “내일 당장 대통령을 해도 잘할 분”이라고 정 전 총리를 치켜세웠다.
본선 경쟁력도 ‘정세균 역할론’의 불씨가 꺼지지 않는 이유다. 총 6선 중 마지막 두 번(19·20대 총선)은 홍사덕 전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의원과 오세훈 서울시장을 각각 꺾고 ‘정치 1번지’ 종로를 꿰찼다. 여당 한 당직자는 “정 전 총리는 본선에서만큼은 패하지 않는 ‘선거의 달인’”이라고 귀띔했다.
국민의힘에선 이준석 대표를 비롯해 나경원 전 의원, 최재형 전 감사원장, 황교안 전 대표 등 대선주자급 주자들이 종로 보선 출마 하마평에 올랐다. 이 중 최대어는 이준석 대표의 등판이다.
이 때문에 여권 일각에선 ‘청년 후보’와 ‘외부 수혈’을 통한 맞불 작전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여권 한 관계자는 “제1야당이 이준석 카드가 현실화하면, ‘청년 vs 청년’ 구도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경우 ‘정세균 역할론’은 서울시장 출마로 옮겨 붙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정 전 총리 측 핵심 관계자는 정 전 총리의 출마설에 대해 “내부적으로 논의한 적이 없다”고 일축했다. 다른 관계자도 “들어본 바도 없다”고 말했다. 정세균계로 분류되는 한 의원도 “백의종군한다고 했는데 무슨 출마냐”고 선을 그었다.
윤지상 언론인